[가을 인테리어] 152g짜리 에어비타 공기청정기 '인기'…'엄마의 마음' 통했다
‘작고 가벼워서 부담 없는 공기청정기는 없을까?’
[가을 인테리어] 152g짜리 에어비타 공기청정기 '인기'…'엄마의 마음' 통했다

에어비타의 공기청정기는 평범한 주부의 실생활 속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길순 에어비타 사장(사진)이 창업을 결심했던 1990년대 후반만 해도 국내에 출시된 공기청정기는 덩치가 크고 무거웠다. 가격도 비쌌다. 그는 당시 어느날 주택 반지하층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잦은 감기로 고생하는 친구의 아이를 봤다. 친구는 “공기청정기가 있으면 아이 감기에 좋을 것 같은데 비싼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건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그는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일본에 살던 친언니 집을 방문했다. 언니 집에는 곳곳에 작고 가벼운 공기청정기가 여러 대 놓여 있었다. 가격도 부담 없었다. 이 사장은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온 이 사장은 작고 가벼운 공기청정기 개발에 착수했다. 에어비타가 내놓은 152g짜리 초소형 공기청정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생활 속 고민이 히트상품으로

이 사장은 고민 끝에 가족에게 사업 계획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가족 중 어느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집안일만 하던 주부가 사업에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고민 끝에 혼자 부딪쳐 보기로 했다. 초소형 크기로 공기청정기를 디자인했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문가를 찾던 중 지인의 소개로 일본에서 공기청정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기술자를 만났다. 만족할 만한 기술을 적용시키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내야만 했다. 마침내 이렇다 할 제품을 완성했다.

하지만 제품을 개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렇게 작은 공기청정기가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많았다. 여러 난관에 봉착한 이 사장은 포기할까 고민도 했다. 이 사장은 “고심 끝에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고 생각했다”며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많은 일본과 독일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홈쇼핑으로 진출했다. 의외로 시장에선 반응이 금세 왔다. 일본 고객들은 열광했고 품질까지 인정받았다. 그 결과 도요타자동차에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납품하게 됐다. 독일에서도 시작이 좋았다. 2005년 독일 QVC 홈쇼핑에 진출해 매진을 기록하는 등 독일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미국 일본 등 26개국 수출

하지만 해외 시장 공략이 늘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만은 아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미국 시장 진출을 도와주겠다며 돈을 받고 홀연히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이 사장은 “속상하고 마음이 쓰렸지만 사업 초기에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내 자신을 위안한 뒤 ‘이제 다시 차분히 사업을 이어가자’고 마음을 다잡을 때쯤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고 전했다.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것을 계기로 중소기업청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시장개척단을 모집했다. 에어비타가 이 개척단에 선발됐다. 이를 계기로 미국 월마트 등 대형마트 입점에도 성공했다. 에어비타는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2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엄마의 마음으로 제품 개발”

에어비타 공기청정기에 적용된 ‘복합 이온화(AICI)’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술 방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기존 공기청정기에서 쓰는 고압 방식이 아닌 ‘저압 방식’으로 다량의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관리가 어렵고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공기청정기와 달리 물세척만으로 소비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에어비타는 가정용 공기청정기인 뉴 에스 에어비타, 네오골드, 차량용 공기청정기 USB-13, 에어스틱, 카비타2S와 자동차, 에어컨, 냉장고, 엘리베이터 등에 설치할 수 있는 납품용 플라즈마키트 등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차근차근 늘려왔다.

2012년 3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 매출 11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회사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이 사장은 올해 에어비타가 260억원을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향후 5년 내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가족을 사랑하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