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도 무너진 OCI…이수영 회장, 1조 넘게 날려
태양광 원료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OCI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태양광이 호황이던 3년 반 전만 해도 60만원을 웃돌던 OCI의 추락엔 브레이크가 없었다. 이 기간 OCI 대주주인 이수영 회장의 지분 평가액도 1조4000억원가량 증발했다.

15일 OCI는 6.27% 떨어진 9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더딘 업황 회복에 1년 만에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4거래일 연속 하락해 30% 가까이 떨어졌다. 14일 반짝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OCI가 계열사 지분을 처분,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소식이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OCI는 계열사인 OCI-SNF 보유 지분 50% 전부를 957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2011년 4월 64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OCI 주가는 빠르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동안 시가총액은 12조원 이상 사라졌고 지분 10.92%를 보유한 이 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1조4000억원 넘게 줄었다.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OCI 주식을 195만2620주(8.19%) 사들였다고 공시한 국민연금의 평가손실도 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태양광 업황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뎌 올 하반기는 물론 중장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국제유가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세계 경기둔화로 미래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관계사인 넥솔론의 자금난도 OCI에 부담이다. 넥솔론은 지난달 1537억원의 채무 원리금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이우현 OCI 사장이 넥솔론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것은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