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증시가 최근 정정불안으로 폭락세를 기록하자 대외채권단인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원을 약속했으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EU 이위르키 카타이넨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EU가 그리스 를 계속 지원한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카타이넨 집행위원은 “유럽은 필요한 방법이 무엇이든지 그리스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점 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CB도 그리스 시중은행들이 자금을 차입하면서 담보로 제공한 채권의 헤어컷(채무할 인) 비율을 추가로 낮춰 은행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마리오 드 라기 ECB 총재와 협의한 결과 ECB가 그리스 은행들의 차입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약속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주식시장은 지난 14일 5.7%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전날에도 6.3% 폭락했으며 이날도 추가로 2.2% 하락했다. 그 리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2차에 걸친 24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조기에 졸업하고 완전히 국제자본시장에 복귀한다는 계획 이나 정정불안과 국채금리 급등으로 무산될 우려가 커졌다.

그리스 연립정부는 지난 11일 의회 신임투표 관문은 넘겼지만 내년 2월 대통령 선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이 경우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집권이 유력하며 그리스가 국채를 발행해 채무를 상환하기 어 려울 것으로 보고 그리스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 중 8.91%까지 치솟아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금리는 지난달 말에는 5.6%였으나 이달부터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으 며 전날에도 0.8%포인트 급등한 7.6%를 기록했다. 그리스가 EU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은 올해 끝나며, 국제통화기금(IMF) 이 제공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2016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