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통신3社 650억 매도…中 GDP 증가율 둔화
美 통화정책 불확실성…얼어붙은 투자심리까지
1850선까지 하락 가능성
안팎 곳곳에 ‘지뢰밭’
17일 장 초반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보합권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시가 진정 양상을 보였고, 외국인 매도세도 잦아드는 듯했다. 하지만 뒤늦게 개장한 중국 증시가 1% 넘게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발표될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2%로 목표 성장률(7.5%)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성장 부진 우려가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도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개별 업종 및 종목을 둘러싼 악재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며 하락 속도를 부채질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08만9000원으로 2.3% 내려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SK텔레콤(-4.7%) KT(-6.4%) LG유플러스(-7.3%) 등 통신주 주가도 크게 빠졌다. 정부가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보완책을 요구함에 따라 단말기 보조금 인상이나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통신업종을 658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전체 순매도 금액(3019억원)의 21.8%에 해당하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도 2만9600원으로 4.8% 하락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 국경절 연휴에 TV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하회(매도)’로 내렸다.
“전저점 이탈시 1850이 마지노선”
전문가들은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취약한 투자심리 등을 감안할 때 바닥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전저점인 1880선 근처에서 한 차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달러 환산 코스피 기준으로 1900선 아래는 외국인들도 싸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 “미국 증시가 추가로 급락하지만 않으면 1870~1880선 근처에서 반등 시도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저도 무너진다면 1850선까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미국의 출구전략 언급이 있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1850선이 당시 바닥을 형성한 PBR 0.92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