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워진 매일…식어버린 남양
12년 만에 최대치로 솟은 우유 재고에 유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업계 맞수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주가는 엇갈렸다.

남양유업은 17일 1.43% 오른 70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6거래일 만의 상승이다. 증시에서 하락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중순 이후 12% 빠졌다. 16일엔 최근 1년 내 신저가(69만70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남양유업 주가가 60만원대에 들어온 것은 2012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반면 지난달 중순 이후 매일유업은 5% 상승했다.

실적 면에서도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에 앞섰다. 올 상반기 매일유업 매출은 7028억원, 영업이익은 152억원이었다. 남양유업은 5816억원의 매출에 1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남양유업의 적자 규모는 축소되는 추세지만 속도가 다소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는 돼야 수익성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체 매출에서 우유와 분유가 차지하는 비중 차이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상반기 매일유업 매출 가운데 우유는 23.4%, 분유는 11.3%를 나타냈다. 남양유업은 우유 50.3%, 분유 24.4%로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우유와 분유가 차지했다. 매일유업이 중국 조제분유 시장에도 한발 앞서 진출한 만큼 하반기 수출 물량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유의 초과 공급으로 유업계 전체가 고전 중인 가운데 제품 구성과 수출처 확보가 상대적인 차별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일유업은 국내에서 분유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중국 수출 확대로 매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더불어 외식업 철수에 따른 적자 축소로 영업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