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우는 中 … 작아지는 韓기업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중국 기업들은 몸집과 체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반면 한국 대기업은 갈수록 위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새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10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은 8개 증가한 반면 한국 기업은 7개 줄었다.

이는 19일 한국경제신문 자매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와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톰슨 로이터가 한·중·일 3개국의 상장사 9506개를 대상으로 매출과 순이익, 시가총액 순위를 종합해 발표한 ‘한·중·일 100대 기업’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10년에 이어 4년 만에 이뤄졌다.

조사 결과 올해 ‘한·중·일 100대 기업’에 들어간 중국 기업은 35개로 27개였던 2010년보다 8개 늘었고 한국 기업은 20개에서 13개로 줄었다. 일본 기업은 53개에서 52개로 큰 변화가 없었다. 2010년 100대 기업에 들었던 (주)LG 현대중공업 SK에너지 KB금융지주 등 11개 한국 기업이 100위 밖으로 밀렸고 SK하이닉스 삼성생명 등 4개사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기업도 중국과 일본 기업이 나눠 가졌다. 10위 안에 중국과 일본은 각각 6개, 3개 기업이 있는 데 비해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4위)밖에 없다. 4년 전과 비교해 삼성전자 순위는 한 단계 내려앉았고 현대자동차도 14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신석훈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중국 기업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일본 기업은 엔저를 바탕으로 사세를 키우고 있다”며 “한국도 기업가 정신을 꺾는 각종 규제를 없애 기업들이 성장지향형 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