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초등학생 "삼성 덕에…처음 본 발레공연 신나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 구경도 하고 공연까지 보니까 신나요.”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앞에서 만난 초등학생 박소현 양(13)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충남 서산에 거주하는 박양은 가수가 꿈이지만 공연 실황을 볼 기회가 없어 유튜브 동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던 ‘산골 소녀’다. 박양이 이날 공연장을 찾은 건 삼성그룹의 문화사업인 ‘희망 문화클럽’ 덕분이다.

희망 문화클럽은 평소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에 뮤지컬 전시 등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삼성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2007년부터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6만3000여명을 초청해 434차례 공연을 보여줬다.

이날 박양이 본 공연은 국립발레단의 ‘교향곡 7번’과 ‘봄의 제전’. 19세기와 20세기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베토벤과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을 배경으로 한 현대 발레다. 공연장에는 희망 문화클럽 초대로 온 관람객 100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삼성종합화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충남 서산 대산초등학교에서 박양 등 20명(사진), 삼성물산 인사팀이 추천한 다문화 가족 23명,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가 소개한 지체장애인 20명 등이 포함됐다.

유정미 대산초 교사는 “지방에선 문화예술 공연을 보기 힘들다”며 “학생들이 문화적인 시야를 넓히는 데 이번 공연 관람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웅장한 음악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감탄사가 쏟아졌다. 박양은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김대운 군(13)도 “책이나 TV로만 봤던 발레를 실제로 보니 놀랍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삼성은 희망 문화클럽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매월 약 6회의 문화공연 관람 기회를 전국 각지의 문화소외 계층에 제공할 방침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