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실사 약정 맺고
수수료 비싸다 '미적'
잇따라 계열사 지원 나서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면서 채권단과 맺은 자구계획 이행 점검 실사를 넉달째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우리은행 한국투자증권 우정사업본부 등 9개 채권단협의회와 맺은 자구계획 이행 점검 약정에 따라 지난 6월 실사를 진행해야 했지만, 넉 달이 지나도록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웅진홀딩스는 지난 2월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아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아직 갚아야 할 채권이 남은 만큼 채권단협의회가 실사를 통해 경영 정상화 진행 상황 등을 정기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러나 웅진홀딩스가 ‘회계실사 수수료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면서 첫 실사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2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웅진홀딩스는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웅진에너지에 1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이달 시행하는 웅진씽크빅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키로 했다. 웅진홀딩스가 웅진씽크빅 증자에 지분 비율대로 참여하면 82억원가량을 투입하게 된다.
웅진홀딩스는 최근 웅진에너지가 미국 선에디슨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때도 ‘지원군’으로 나섰다. 선에디슨에 향후 웅진에너지 보유 주식을 웅진홀딩스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다. 웅진홀딩스는 아울러 지난 5~6월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웅진투투럽, WJ&컴퍼니 등 2개 계열사를 잇따라 설립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웅진홀딩스처럼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한 기업은 아직 갚아야 할 채권이 남아있는데도 법원은 물론 채권단의 관리도 제대로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수정/서기열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