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월드 IT쇼] 'SOS' 만들었던 'ICT 올림픽'…IoT·웨어러블 새 표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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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전권회의 20일 개막
193개국 대표단 3000여명 참석
글로벌 ICT 현안 집중 논의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 등
사상 첫 '종이없는 회의'로 진행
표준화총국장에 한국 도전
선출땐 세계표준 주도할 발판 기대
193개국 대표단 3000여명 참석
글로벌 ICT 현안 집중 논의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 등
사상 첫 '종이없는 회의'로 진행
표준화총국장에 한국 도전
선출땐 세계표준 주도할 발판 기대
세계 최고(最古)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다. 11월 7일까지 3주간 이어지는 이번 회의에는 193개국 장관급 인사 150여명을 포함해 세계 각국 정부 대표단 3000명이 참석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국제행사다.
이번 회의에서는 사이버침해 대응·여성 권익 신장·기후변화·융합·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정하게 된다. 4년마다 세계 각국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이 회의는 ‘ICT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세계 최고 국제기구 회의
유엔의 ICT 전문기구인 ITU는 1865년 출범해 현재 19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유엔보다 무려 80년 앞서 만들어진 세계 최고 국제기구다. 국가마다 상이한 통신체계를 조정하기 위해 1865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열렸다.
전권(全權)회의란 국가원수로부터 ICT 관련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전권대사(장관)들이 모여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라는 의미다. 글로벌 ICT 현안의 해결 방안과 미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다. 4년 주기로 대륙별 순환 개최하는 데다 국력과 관계없이 유엔의 모든 회원국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 한국이 ITU 전권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9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전권회의에서는 반드시 최종의정서를 채택하게 된다. 최종의정서는 헌장·협약이 포함돼 회원국은 자국에서 국회 비준 또는 외무 관련 정부 부처의 승인·수락을 받아야 한다.
ITU 전권회의는 일반인에게 낯선 행사지만 우리 생활과는 뗄 수 없는 많은 일을 결정한다. 선박 구조 헌장을 만들기 4년 전인 1908년 긴급 구조신호 ‘SOS’를 만든 것도 ITU의 전신인 국제무선전신연합이다. 타이타닉호 침몰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모여 관련 규정을 정했다. SOS는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 모스 부호로 구조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한 시간만 없어져도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도 검색, 위성을 통한 지구 반대편의 실시간 중계 등이 가능해진 것도 모두 ITU의 활동 덕분이다. ITU는 글로벌 주파수 배분과 위성궤도 지정, 각종 기술 표준 제정과 개발도상국의 정보 격차 해소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료·IT 융합, 사물인터넷 등 논의
최근 ITU에서는 망중립성 등 국가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문제를 비롯해 인터넷 거버넌스·사이버 보안·사물인터넷·ICT와 의료 등 타 산업 간 융합 등 굵직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올림픽만큼이나 전권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외교전을 펼치는 이유다.
부산 회의에서는 인터넷 공공정책과 사이버보안, 온라인 아동보호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의제들도 주목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ICT 융합, 사물인터넷 등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의제”라며 “이들 의제가 최종 결의문에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4년간 ITU의 정책·예산, 헌장·협약 등을 개정하는 동시에 사무총장 등 5명의 임원도 선출한다. 한국에서는 ITU 5대 선출직 가운데 하나인 표준화총국장(ITU-T)에 이재섭 KAIST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후보로 나섰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인터넷TV(IPTV) 등 ICT의 국제표준에 대해 최종 결정하는 자리다. 이 연구위원이 선출되면 한국의 ICT가 세계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서는 튀니지·터키 출신 후보자와 맞붙는다. 선출 가능성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부대행사도 풍성
이번 행사는 초고속 유·무선 인터넷을 활용해 원격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종이 없는 회의로 진행된다. 주관 통신사인 KT와 장비 공급사인 삼성전자, 유비쿼터스 등은 4000개의 디지털 기기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정보는 물론 교통·숙박·관광 등 부산지역 생활편의 정보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권회의 기간에는 석학들과 기업 최고경영자의 강연을 듣고 ICT의 전망과 기술 트렌드 변화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10월27~28일)’, 회원국 대학생들이 ICT 협력·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글로벌 청년포럼(11월4~6일)’도 마련된다. K팝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한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한류 축제’와 ‘ICT 체험 관광프로그램’ 등도 부산 시내 해변 특설무대나 번화가에서 수시로 열릴 예정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각국 장관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정보통신기술과 자원을 홍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활발한 양자 및 다자외교를 통해 정보통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이번 회의에서는 사이버침해 대응·여성 권익 신장·기후변화·융합·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정하게 된다. 4년마다 세계 각국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이 회의는 ‘ICT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세계 최고 국제기구 회의
유엔의 ICT 전문기구인 ITU는 1865년 출범해 현재 19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유엔보다 무려 80년 앞서 만들어진 세계 최고 국제기구다. 국가마다 상이한 통신체계를 조정하기 위해 1865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열렸다.
전권(全權)회의란 국가원수로부터 ICT 관련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전권대사(장관)들이 모여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라는 의미다. 글로벌 ICT 현안의 해결 방안과 미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다. 4년 주기로 대륙별 순환 개최하는 데다 국력과 관계없이 유엔의 모든 회원국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 한국이 ITU 전권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9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전권회의에서는 반드시 최종의정서를 채택하게 된다. 최종의정서는 헌장·협약이 포함돼 회원국은 자국에서 국회 비준 또는 외무 관련 정부 부처의 승인·수락을 받아야 한다.
ITU 전권회의는 일반인에게 낯선 행사지만 우리 생활과는 뗄 수 없는 많은 일을 결정한다. 선박 구조 헌장을 만들기 4년 전인 1908년 긴급 구조신호 ‘SOS’를 만든 것도 ITU의 전신인 국제무선전신연합이다. 타이타닉호 침몰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모여 관련 규정을 정했다. SOS는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 모스 부호로 구조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한 시간만 없어져도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도 검색, 위성을 통한 지구 반대편의 실시간 중계 등이 가능해진 것도 모두 ITU의 활동 덕분이다. ITU는 글로벌 주파수 배분과 위성궤도 지정, 각종 기술 표준 제정과 개발도상국의 정보 격차 해소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료·IT 융합, 사물인터넷 등 논의
최근 ITU에서는 망중립성 등 국가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문제를 비롯해 인터넷 거버넌스·사이버 보안·사물인터넷·ICT와 의료 등 타 산업 간 융합 등 굵직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올림픽만큼이나 전권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외교전을 펼치는 이유다.
부산 회의에서는 인터넷 공공정책과 사이버보안, 온라인 아동보호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의제들도 주목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ICT 융합, 사물인터넷 등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의제”라며 “이들 의제가 최종 결의문에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4년간 ITU의 정책·예산, 헌장·협약 등을 개정하는 동시에 사무총장 등 5명의 임원도 선출한다. 한국에서는 ITU 5대 선출직 가운데 하나인 표준화총국장(ITU-T)에 이재섭 KAIST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후보로 나섰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인터넷TV(IPTV) 등 ICT의 국제표준에 대해 최종 결정하는 자리다. 이 연구위원이 선출되면 한국의 ICT가 세계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서는 튀니지·터키 출신 후보자와 맞붙는다. 선출 가능성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부대행사도 풍성
이번 행사는 초고속 유·무선 인터넷을 활용해 원격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종이 없는 회의로 진행된다. 주관 통신사인 KT와 장비 공급사인 삼성전자, 유비쿼터스 등은 4000개의 디지털 기기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정보는 물론 교통·숙박·관광 등 부산지역 생활편의 정보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권회의 기간에는 석학들과 기업 최고경영자의 강연을 듣고 ICT의 전망과 기술 트렌드 변화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10월27~28일)’, 회원국 대학생들이 ICT 협력·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글로벌 청년포럼(11월4~6일)’도 마련된다. K팝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한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한류 축제’와 ‘ICT 체험 관광프로그램’ 등도 부산 시내 해변 특설무대나 번화가에서 수시로 열릴 예정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각국 장관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정보통신기술과 자원을 홍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활발한 양자 및 다자외교를 통해 정보통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