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사태에 대한 자신들의 초기 대응 상황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초기대응에 대한 재검토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정된 인력을 과거의 대응을 자세히 분석하는 데로 전환할 수는 없는 만큼 재검토 시점은 '사태가 모두 끝난 이후'"라고 밝혔다.

이는 WHO의 초기 대응이 부실하고 무능력했다는 자체 평가가 담긴 내부 보고서가 유출, 보도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AP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WHO의 내부 보고서는 "사태 대응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이 명백한 재난의 징조를 알아채지 못했다"며 무능력한 직원과 관료제, 믿을 만한 정보 부족 등이 현재의 폭발적인 에볼라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이미 4월에 사태가 걷잡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지만, 내부 보고서에는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이 6월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WHO는 유출된 보고서는 담당 직원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초안이기 때문에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19일까지 가나에서 열리는 유엔 에볼라 비상 대응단(UNMEER)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은 현지에서 계획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WHO는 현재까지 서아프리카에서는 최소 9191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4546명이 사망했다며 두 달 안에 충분한 대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에는 신규 감염자가 매주 1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이날 에볼라가 "우리 세대의 명백한 인도주의적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에볼라 사태 진원지인 서아프리카에 군대와 자금, 의료 인력이 추가로 지원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에서 개발한 실험 단계의 에볼라 백신을 20일부터 WHO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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