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들이 하나 둘 올라가더니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는 차별화된 개인 커피숍들이 입점하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2인 1메뉴’를 내세운 캐주얼 레스토랑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캐주얼 레스토랑은 고급레스토랑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탓에 젊은이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현재 언덕길에는 6개의 2인 1메뉴 캐주얼 레스토랑이 들어서있고, 인근에도 3개점이 더 위치해있다. 이들 캐주얼 레스토랑의 가장 특징은 큰 사운드의 경쾌한 음악과 에너지 넘치는 종업원들이다.
이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서가앤쿡’은 2인 1메뉴의 원조 격인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다. 2006년 ‘대구 동성로점’으로 시작해 해마다 점포를 급격히 늘려 현재 전국에 70여개의 매장을 갖추고 있다. 언덕길에서 영업 중인 서가앤쿡은 ‘강남 CGV점’으로 강남 내 2호점이다. ‘강남 본점’은 강남대로 건너편 서초초등학교 옆에 있다.
서가앤쿡의 2인 1메뉴가 인기몰이를 하자 이를 모방한 캐주얼 레스토랑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이 때문에 2인 1메뉴 방식을 도입한 다른 레스토랑들을 ‘짝퉁 서가앤쿡’으로 부르기도 한다.
‘서가앤쿡의 영업방식을 따라하는 레스토랑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조금은 억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가앤쿡 관계자는 “아무래도 서가앤쿡이 2인 1메뉴의 원조라고 볼 수 있어 억울하기도 하지만 장·단점이 있다”며 “2인 1메뉴 레스토랑이 생겨난다는 것은 그만큼 서카앤쿡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자부심을 느끼는 반면,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단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와 비슷한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지만 마케팅을 통해 원조라는 점을 강조할 뿐, 딱히 특별한 대응 방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가앤쿡 강남 CGV점은 일일평균 주중 약 150테이블, 주말에는 약 400테이블을 손님들이 채운다고 한다. 1테이블 당 2인기준 대략 30000원으로 책정해보면 주중에는 약 450만원, 주말에는 약 1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차별화 추구했으나 결국은 비슷한 모습으로 인식돼
‘미즈컨테이너’도 서가앤쿡에 못지않게 유명한 퓨전 레스토랑이다. 미즈컨테이너 강남2호점은 주중 약 150~200테이블, 주말 약 400~450테이블의 손님들이 방문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즈컨테이너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여성을 주 고객으로 보고 ‘훈남’들이 서빙을 하며, 카운터에서 주문하면 번호가 크게 쓰인 공사장 안전모를 준다. 또 음식이 나오면 종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떠먹는 피자’와 ‘샐러드 파스타’가 대표 메뉴다.
미즈컨테이너에서 한 블록만 더 올라가면 자동차 정비소 콘셉트를 도입한 ‘오톤스테이션’이 나온다. 이곳은 미즈컨테이너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사장부터 셰프, 종업원 등 전 직원이 남자이며, 자동차 정비 복장을 입고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번호가 적힌 칼라콘(공사현장에서 주변 통제 시 사용하는 빨간 고깔모양 플라스틱)을 주고, 미즈컨테이너처럼 종업원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일상을 축제로’라는 모토를 내세운 ‘카니발피자’는 화려한 가면으로 번호표를 대신하고 있다. 서울에 총 8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데 강남에만 2개점이 들어서 있다. 언덕길의 카니발피자는 강남 1호점이다.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반반피자’와 ‘샐러드 파스타’다.
‘쿠킹메이트’ 강남점은 올 1월 오픈했다. 쿠깅메이트 관계자는 “레스토랑 수요가 높아진 젊은 층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단가를 낮춰 강남에 문을 열게 됐다”며 “고객과의 경계선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쿠킹메이트(셰프와 요리로 친해지는 공간)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언덕길에서 19년째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언덕길은 강남역 상권 중 ‘맛집’이 밀집된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있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1층 20평 기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500~2000만원, 시설비 및 권리금 8~10억원 선”이라며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