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0일 오전 4시4분

코스닥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인 남궁견 회장이 이끄는 고려포리머가 디올메디바이오의 2대 주주가 된다. 일각에선 ‘부실 상장사 사냥꾼’으로 유명한 남궁 회장이 디올메디바이오 주가 높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려포리머는 지난 15일 82억7000만원에 사들인 필리핀 리조트업체 필리핀BXT 지분 10%(7만2326주)를 오는 12월16일 디올메디바이오에 넘기기로 16일 계약했다. 대가로 디올메디바이오 주식 745만여주(12월16일 기준 지분율 14.6%)를 받는 현물출자 방식이다.

필리핀BXT의 2대 주주인 BXT리조트개발도 보유하고 있던 필리핀BXT 지분 26.5%를 현물출자해 디올메디바이오의 최대주주(지분율 31%)로 올라설 예정이다. 디올메디바이오도 필리핀BXT 지분 39.4%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BXT리조트개발(최대주주)·고려포리머(대주주)→디올메디바이오→필리핀BX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필리핀BXT는 필리핀 세부의 초대형 리조트 ‘임페리얼팰리스 세부’를 운영하는 업체다. 내년 한국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기대감으로 이 회사 2대 주주가 되는 디올메디바이오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15일 1210원이었던 주가는 20일 1595원으로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현물출자 등으로 현금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비상장 주식이 시장성을 갖도록 만들고,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부실 상장사의 주가를 올린 뒤 파는 ‘차익실현 수법’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디올메디바이오는 올 상반기 매출 82억원, 영업손실 43억원을 내 2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남궁 회장은 횡령 등으로 가치가 훼손된 상장사를 인수한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