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 후 급증했던 서울시의 도로 안전관리 예산과 인력이 최근 10년간 다시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도로시설안전포럼 의장인 김상효 연세대 교수는 21일 서울시가 성수대교 참사 20주기를 맞아 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개최한 '도로시설물 안전관리 발전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2013년 서울시내 도로시설물 543개 중 절반 이상인 306개가 만든 지 20년이 지나 노후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2031년에는 30년 이상 된 시설물의 비율이 전체의 8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수대교 사고 후 7배 가까이 늘었던 서울시의 도로분야 유지관리 예산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약 40%(물가상승률 반영) 감소해 또 다른 사고가 우려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서울시의 도로시설물 유지관리 예산은 2004년 3469억 원에서 2005년 2293억 원으로 급감한 뒤 2012년에는 1344억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1917억 원이었다.

유지 관리 인력도 성수대교 사고 전 371명에서 2004년 757명까지 배로 늘었지만 이후 감소 추세로 전환, 지난해엔 563명에 그쳤다.

도로시설물 담당 인력은 1998년 195명에서 2011년 141명으로 줄었다.

김 교수는 예산·인력을 확보함과 더불어 교량의 사용연수에 맞춰 점검·보완하는 '생애주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량 하중 등 지역적 특성과 사용연한에 따른 교량의 성능에 따라 맞춤형 관리를 해 유지관리비용을 최소화하고 과적차량 통행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 론회에선 성수대교 붕괴, 2000년 제천 신동IC 연결로 붕괴, 2013년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전도 등 국내 사례뿐만 아니라 2007년 146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I-35W 스쿼트 브리지 사고 등 외국사례도 소개됐다.

김 교수는 "미국의 교량은 1950·1960년대에, 한국은 1980·1990년대에 주로 건설돼 약 30년의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사전 예방을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관련 전문가들과 실무 공무원들이 참여해 기후 변화와 시설 노후화를 고려한 시설물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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