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투병' 경찰 남편 영전에 바친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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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문 중 사고로 지난달 순직…故 신종환 경사에 '경찰의 날' 옥조근정훈장
“남편분의 투철한 경찰정신이 더 좋은 국가를 만들었습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1일 열린 ‘제6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 포상 수상자 중 유독 길게 말을 건넨 사람이 있다. 고(故) 신종환 경사의 부인 왕춘자 씨(50)다. 왕씨는 고인이 된 남편을 대신해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 삼도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신 경사(당시 경장)는 2001년 3월 검문을 거부하고 달아난 도난 승용차를 추격하다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13년간 계속된 왕씨의 간호에도 불구하고 신 경사는 지난달 끝내 숨을 거뒀다. 하지만 신 경사는 사고 이후 3년 안에 순직 신청을 해야 한다는 공무원연금공단 규정 때문에 아직도 순직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왕씨는 이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박 대통령은 왕씨에게 훈장을 건네며 “남편분으로 인해 더 좋은 국가가 됐다”며 “힘들겠지만 용기를 내고 살아가 달라”고 위로했다. 왕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긴 시간 동안의 마음고생이 하루아침에 풀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큰 상을 주고 위로의 말을 들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찰의 날을 맞아 신 경사를 비롯한 경찰관 403명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이날 수여한 정부포상 중 가장 높은 등급인 ‘홍조근정훈장’은 최종헌 치안감(중앙경찰학교장)에게 돌아갔다. 최 치안감은 경찰 정원 2만명 확충 과정에서 신임경찰관 양성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녹조근정훈장’을 받은 윤성인 경정(경기청 아동청소년계장)은 4대 사회악(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척결) 가운데 학교폭력 및 성범죄 예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치안성과 1위 지방청으로 선정된 부산지방경찰청(이금형 청장)과 1위 경찰서로 선정된 강원 춘천경찰서(손호중 서장) 등에는 대통령 표창이 주어졌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경찰이 국민의 비상벨 112신고에 대해 총력 대응체제를 구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 우리 생활 주변의 위협 요소들을 없애는 일에 역량을 보다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1일 열린 ‘제6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 포상 수상자 중 유독 길게 말을 건넨 사람이 있다. 고(故) 신종환 경사의 부인 왕춘자 씨(50)다. 왕씨는 고인이 된 남편을 대신해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 삼도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신 경사(당시 경장)는 2001년 3월 검문을 거부하고 달아난 도난 승용차를 추격하다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13년간 계속된 왕씨의 간호에도 불구하고 신 경사는 지난달 끝내 숨을 거뒀다. 하지만 신 경사는 사고 이후 3년 안에 순직 신청을 해야 한다는 공무원연금공단 규정 때문에 아직도 순직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왕씨는 이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박 대통령은 왕씨에게 훈장을 건네며 “남편분으로 인해 더 좋은 국가가 됐다”며 “힘들겠지만 용기를 내고 살아가 달라”고 위로했다. 왕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긴 시간 동안의 마음고생이 하루아침에 풀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큰 상을 주고 위로의 말을 들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찰의 날을 맞아 신 경사를 비롯한 경찰관 403명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이날 수여한 정부포상 중 가장 높은 등급인 ‘홍조근정훈장’은 최종헌 치안감(중앙경찰학교장)에게 돌아갔다. 최 치안감은 경찰 정원 2만명 확충 과정에서 신임경찰관 양성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녹조근정훈장’을 받은 윤성인 경정(경기청 아동청소년계장)은 4대 사회악(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척결) 가운데 학교폭력 및 성범죄 예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치안성과 1위 지방청으로 선정된 부산지방경찰청(이금형 청장)과 1위 경찰서로 선정된 강원 춘천경찰서(손호중 서장) 등에는 대통령 표창이 주어졌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경찰이 국민의 비상벨 112신고에 대해 총력 대응체제를 구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 우리 생활 주변의 위협 요소들을 없애는 일에 역량을 보다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