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 호조에도 담배주 KT&G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담배가격 인상 발표가 나온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은 실적 개선 소식에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11일 이후 매수세를 이어오며 총 243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순매도 행진 속에 총 2353억원어치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KT&G는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늘어난 1조1065억원, 영업이익은 15.4% 증가한 3382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호조에도 10만원대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안대로 담뱃값이 인상될 경우 수요가 줄어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보류했다.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용 가수요가 실적에 반영돼 이를 제외하고 실적을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국내 담배 판매량(152억개비) 중 5억개비가량이 가수요에 해당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해외 판매 증가가 국내 위험 요인을 상쇄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해외 주력 시장인 중동 지역에서 매출이 늘어나면서 올해 3분기 담배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한 87억개비에 달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담배 수출 지역인 이란의 환율이 안정되고 있는 데다 판매량도 늘고 있어 해외 실적 개선은 4분기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같은 해외에서의 성과는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완충 작용을 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