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프린터로 만든 제품들 > ‘2014 월드 3D 페어’가 열린 2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3D프린터와 출력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 3D프린터로 만든 제품들 > ‘2014 월드 3D 페어’가 열린 2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3D프린터와 출력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3D프린터를 보니 앞으로 제품 생산 과정이 매우 혁신적으로 바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물을 뜨지 않아도 시제품을 만들 수 있어 비용이 큰 폭으로 절감되니까요. 1인 기업을 창업할 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 같네요.”(이형두 씨·50)

21일 ‘2014 월드 3D 페어’가 이틀째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 관객들은 전시장 오른편에 차려진 3D프린터 업체 부스를 찾아 실시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3D프린트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전시에는 TPC 메카트로닉스(이하 TPC), 포머스팜, 아이씨뱅큐, 헵시바, 오픈크리에이터즈 등 3D프린터 업체 5개사가 참여했다.

TPC는 지난 4월 출시한 ‘파인봇’을 들고 나왔다. 이날 전시장에는 3프린터로 만든 말랑말랑한 신발, 장식품 거북 등이 눈길을 끌었다. TPC의 ‘파인봇-9600T’는 국내 최초로 신축성 소재인 우레탄(TPU)을 적용한 모델이다. TPC의 주 고객은 기업 연구소지만 최근 들어 초·중·고교와 대학의 기계공학과, 디자인학과, 애니메이션학과 등에서도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

이 회사는 대학 의상학과와 3D프린터로 만드는 의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인천 옹진군에 있는 백령중·고교에 창의 과학시간에 사용할 파인봇 4대를 판매했다. 이용우 TPC 상무이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2020년까지 3D프린팅 메이커 10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혀 시장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소재 개발, 교육 사업,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머스팜의 전시 부스는 집안 거실처럼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다. 제품의 콘셉트가 ‘내 방안의 작은 연구실’이기 때문이다. 윤정록 포머스팜 공동대표는 “국내 최초로 USB 메모리 포트를 탑재하고, 한글이 지원되는 LCD를 달아 누구나 쉽게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포머스팜의 주 모델은 지난 5월 출시된 스프라우트다. 소형 출력물을 위한 3D프린터로 정밀한 디자인까지 만들 수 있다. 포머스팜은 내달 1~2일 열리는 ‘경기 과학축전’에서 디지털 조각가 임도원 씨와 3D프린터를 이용한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헵시바가 선보인 제품 중 하나인 ‘DLP프린터’는 귀금속과 치과재료 제조에 특화돼 있다. 배재원 헵시바 대구영업소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DLP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옥쇄 장식품을 박물관 내 기념품점에서 판매 중이고, 서울 명동 인근의 귀금속 가게와 젊은 여성 창업자들이 프린터 100여대를 사갔다”며 “금형을 제작하면 가격이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드는데 3D프린터가 있으면 저렴한 가격으로 디자인 제품의 본을 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전자 부품 유통회사인 아이씨뱅큐는 최근 3D프린터와 오픈 하드웨어 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다. 박지홍 아이씨뱅큐 이사는 “기존 3D프린터 업체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 고객들이 3D프린터와 전자파트를 결합해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부스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자그마한 전광판이 달린 3D프린터 로봇이었다.

박 이사는 “가수 싸이 모양을 본뜬 3D프린터 출력물에 센서를 달아 노래를 나오게 하는 등 각자의 취향대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크리에이터즈가 내놓은 신제품 아몬드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닷디자인어워드2014’와 ‘IDEA 디자인어워드 2014’에서 각각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상과 브론즈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이 회사 강민혁 대표가 직접 개발한 자체 노즐로 안정적으로 제품을 출력할 수 있다. 강 대표는 “디자인상을 받은 덕분에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