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엔진공장 6월부터 가동
연간 최대 6만대 분량 생산
美·유럽 시장서 경쟁력 확보
"2016년 트랙터 매출 1조"
심재설 LS엠트론 대표이사 사장(61·사진)은 내년 사업 목표는 ‘한계 돌파’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 사장은 최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를 상당히 도약하는 해로 기대했는데 (실적이) 예상보다 주춤하다”며 “연초 목표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지만 이를 이겨내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심 사장에게는 LS엠트론을 일으킨 ‘구원투수’라는 수식어가 항상 뒤따른다. LS엠트론은 2008년 7월 LS전선에서 산업기계와 부품 사업을 분리해 만든 회사다. 심 사장은 2004년 LS전선 기계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해 1994년부터 9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LS전선 기계사업본부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과감한 투자와 뛰어난 결단력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한 게 주효했다.
LS엠트론이 출범 이후 성장세를 이어간 이유다. 2009년 매출 5717억원에 1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1조7968억원 매출에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5년 새 매출은 21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4배가 뛰었다.
LS엠트론의 올해 매출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11.3% 증가한 수준이지만 심 사장의 욕심(목표)에는 밑돈다. 그는 내년 경영 전략을 묻자 “시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잘 돌파해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돌파를 위한 무기로는 ‘트랙터 엔진사업’을 꼽았다. 지난 6월 전북 완주 인근 테크노밸리에 세운 트랙터 엔진공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최근 급증하는 트랙터 및 엔진 수요를 감안해 만든 공장이다. 미국 환경부에서 제정한 배출가스의 가장 높은 규제 수준인 ‘티어4’를 충족시키는 저공해성 트랙터 엔진인 ‘티어4 엔진’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심 사장은 “티어4 엔진 시장은 미국에선 이미 열리고 있고 국내에는 2년 내 형성될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공장 설비로는 티어4 엔진을 만들 수 없어서 새로 투자했다”며 “내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선 하루 10시간 작업 시 연간 3만대, 20시간 작업 시 연간 최대 6만대의 트랙터 엔진을 생산할 수 있다. 지금은 티어4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팔지만, 앞으로는 티어4 엔진만 따로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트랙터 엔진 판매에도 뛰어들겠다는 얘기다.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티어4 배기가스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마침 시장 상황도 좋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엔진 판매 사업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적어도 2년 내에는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심 사장은 트랙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강조했다. 2008년 출범 당시 1000억원 규모였던 트랙터 사업은 지난해 552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704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에는 트랙터 사업에서 1조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안양=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