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결혼하는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수십년 같이 살다가 갈라서는 노부부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이 최근 발간한 ‘2014 사법연감’을 22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른바 ‘황혼 이혼’은 3만2433건으로 역대 최다였다. 2009년 2만8261건이던 황혼 이혼은 2010년 2만7823건, 2011년 2만8299건, 2012년 3만234건 등으로 매년 늘었다.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5년 동안 22.8%에서 28.1%로 6%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반면 결혼 5년차 미만 부부의 ‘신혼 이혼’은 작년 2만7299건으로 황혼 이혼보다 적었다. 신혼 이혼은 2009년 3만3718건, 2010년 3만1528건, 2011년 3만689건, 2012년 2만8204건 등 황혼 이혼과 반대로 매년 줄었다.

이혼 사유로는 성격 차이가 47.2%로 가장 많았다. 경제 문제(12.7%), 가족 간 불화(7%), 정신적·육체적 학대(4.2%) 등이 뒤를 이었다.

김상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과거에는 그냥 참고 살았지만 여성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참지만은 않게 된 게 황혼 이혼이 늘어난 원인”이라며 “과거보다 나아진 여성의 경제 조건도 ‘이혼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다’고 생각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