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 주최한 '제6회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에는 투자자 4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진연수 한경닷컴 기자 jin90@hankyung.com
한경닷컴이 주최한 '제6회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에는 투자자 4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진연수 한경닷컴 기자 jin90@hankyung.com
"싸고, 귀하고, 소외된 자산에 투자하라."

'한국의 워렌버핏'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본관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4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첫 연사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의 비합리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취하는 전략, 즉 헐값에 사서 제값에 파는 투자가 바로 가치투자"라며 "2005년부터 싸고, 귀하고, 소외된 자산을 찾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1998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국내 최초 가치투자 펀드 '밸류 이채원 펀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한 이 부사장은 "주가가 오르는 동안 펀드가 손실을 내자 하루 수백통의 항의전화가 오고 사무실 창문이 깨졌다"며 "당시 매입했던 종목이 현재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이었다"고 말했다.

'밸류 이채원 펀드'는 1999년 출시된 지 9개월 만에 수익률 127%를 기록했다. 당시 매일 같이 신문 지면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해 연말 수익률이 88%까지 떨어지며 분위기가 반전됐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으로 롯데칠성을 꼽았다. 1999년 한 주당 10만원에 상장 주식의 18.4%를 매입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분율(17.5%)을 넘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롯데칠성이 갖고 있던 35371m2 규모의 사이다 생산공장 시세가 3000억원으로 당시 시가총액 1000억원의 3배에 달했다. 롯데칠성의 내제가치를 30만원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는 "1999년 롯데칠성 주가가 매입 한 달여 만에 7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230여 만원까지 뛰어올랐다"며 "가치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 종목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가치투자를 하려면 반드시 성장가치, 수익가치, 자산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업 및 산업의 성장성으로 성장가치를, 주가순이익비율(PER)과 임대수익률로 수익가치를 따져볼 수 있다"며 "과거에 이미 확보된 자산가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대지 지분 등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의 가장 큰 가치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로 '저성장' 테마를 꼽았다.

그는 "이익 모멘텀이 급속히 둔화되면서 성장 기대감에 의한 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아이템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 창출하는 컨텐츠, 모바일게임, 중국 소비재, 바이오, 환경, 에너지주 등이 뜬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저성장으로 안정된 영업기반과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필수소비재주와 불황에도 변치 않을 가치를 지닌 지주사주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