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쭉 찢는 척추수술? 이젠 다 옛말, 최소침습 수술이 효과적
-미세현미경, 내시경 등 첨단장비 사용
-안전하고 효과적 치료법 선택해야

서울 강서구에 사는 강모씨(68세)는 지난 주말부터 갑작스럽게 발가락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예전부터 요통은 조금씩 있었지만 갑자기 엉치가 쑤시고 아프기 시작하더니 발가락과 발목에 힘이 빠지는 등 마비 증상이 발생하였다.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은 그는 허리디스크 말기라는 판정을 받았고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 척추 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고, 수혈과 부작용 등이 신경 쓰여 선뜻 결정을 내리질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척추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 중 수술이 두려워 제때 치료를 받지 않고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척추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수술을 받는다고 하여도 예전처럼 대수술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먼저 환자의 상태와 증상을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 X-RAY 등의 정밀검사를 거친 후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1~2개월 지속하면서 안정을 취한다. 그런 다음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상태가 악화되었다거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을 때, 강 모씨처럼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때,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심각한 마비증상이 발생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수술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광범위한 피부 절개와 뼈 이식, 수혈 등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전까지의 척추수술은 수술 후에도 만성 요통, 다리 감각 이상, 출혈과 수혈에 따른 합병증, 큰 흉터 등 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지만 요즘은 최소침습 수술법이 개발되어 수술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문찬 부민병원 척추센터 센터장은 “최소침습 수술법이란 최소한으로 피부를 절개하여 수술하는 방법으로 합병증이나 재발률을 현격히 낮췄고 미세현미경과 내시경 등 첨단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수술 시간과 입원기간이 짧을 뿐더러 회복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최소침습 허리디스크 수술은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미세현미경 허리디스크 수술을 시행한다. 디스크 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조직손상과 출혈이 적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표준화된, 결과가 좋은 시술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도가 높은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허리디스크 수술에는 고주파 레이저 내시경 치료술이 있다.

고주파내시경치료술은 굵기 3~4㎜의 특수내시경을 디스크 발생 부위에 넣어 내시경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병변 부위를 보면서 변형된 디스크를 집게로 잡아 원래 자리로 밀어 넣는 수술법이다. 그 다음 고주파열로 밀어 넣은 부위를 지져서 굳게 만들어 탈출된 디스크는 제자리로 돌려놓고, 터진 디스크는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고주파내시경치료술은 고주파열치료와 내시경의 장점을 결합한 최신 치료로, 사용되는 내시경의 굵기가 가늘어 주변 신경을 압박하지 않으므로 시술 도중이나 이후에 통증이 적은 것은 물론 8~10mm 정도의 굵기인 기존 내시경에 비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 수술 시 시야 확보가 3배 이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안전하고 세심한 시술이 가능하다.

최소침습적 수술법은 디스크 수술 외에도 척추관협착증 치료에도 활용되는데 나사못 고정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요추후궁성형술을, 고정이 필요할 때는 척추고정술을 실시한다. 요추후궁성형술은 등에 작은 구멍을 내고 미세현미경을 넣어 병변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이전처럼 광범위하게 척추뼈 제거를 할 필요가 없으며 나사못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 손상이 적고 골이식이나 수혈이 필요 없다. 그 외 선천적인 척추관협착증이나 퇴행성 척추측만증, 척추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에는 나사못 고정이 필요한 척추고정술을 실시한다. 이때도 파이프 형태의 튜브를 수술 부위에 삽입해 미세현미경과 특수기구를 이용하므로 최소 절개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최소침습적인 척추 수술이 대중화되면서 척추 수술 이후 감염 위험이 줄어들었고 회복도 빨라 고령의 환자들도 적은 위험부담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며 “최소침습 척추수술은 허리 뿐 아니라 목 디스크 치료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첨단 시술법으로 합병증 예방, 재발 방지에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