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4대 보험료(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를 장기 체납한 연예인과 고소득 가입자의 숨겨진 증권계좌 약 5000개를 압류해 37억원을 징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지금까지 건보공단은 체납보험료를 징수하기 위해 부동산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해왔지만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숨어 있는 채권을 찾아내 대대적인 체납 처분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은 서울에 사는 고소득·전문직 장기 체납자들이었다. 건보공단은 먼저 12개 증권사를 뒤져 체납자 명의로 숨어 있는 증권계좌 4877개를 찾아냈다. 이들 계좌의 예탁금 및 유가증권을 모두 압류하고 자진납부를 독촉하거나 필요시 유가증권을 매각했다.

이렇게 지난 5개월간 징수한 금액은 총 37억원, 징수 건수로는 3590건에 달한다. 건강보험 32억800만원, 국민연금 3억7100만원, 고용·산재보험 8300만원 등이다.

4대 보험료 총 체납액은 2011년 8조3724억원에서 2012년 8조8650억원, 2013년 9조5914억원으로 급증했고 올 7월엔 10조997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어섰다. 올해 전체 4대 보험 징수율은 97.3%로 전년(97.4%)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역가입자 징수율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기준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징수율은 70.9%로 2012년(72.8%) 이후 하락세다. 공단은 이번에 서울지역에서 실시한 장기 체납자 증권계좌 압류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특별징수기간을 운영해 징수율을 높일 계획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