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국민행복재단 이사장 1주년 맞은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폼잡는 행사 줄이고 찾아가는 봉사활동 하겠다"
“올해 크리스마스부터는 대형 호텔에서 여는 ‘결손가정 어린이를 위한 밤’ 같은 행사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1억원 넘는 돈을 들인 1회성 행사가 어린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KRX국민행복재단 이사장 취임 1주년을 맞은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은 23일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사회공헌사업 프로그램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KRX국민행복재단은 한국거래소가 사회봉사를 목적으로 2011년 10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출연기금 이자수익과 거래소 순수익의 1%가량을 재원으로 매년 저소득층 중·고·대학생 250여명에게 5억8000만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외에 △다문화·다가족 지원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맞춤형 금융교육 △사회복지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정부나 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려운 곳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데 한정된 재원을 허투루 쓸 수 없다”며 “폼나는 행사성 사업을 최소화하는 대신 더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봉사에도 실사구시(實事求是)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최근 지방의 낡은 아동센터 시설을 개·보수하는 일을 돕기 시작한 것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생각을 실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RX국민행복재단은 부산 대연동에 있는 브니엘아동센터와 부암동 소재 신애지역아동센터 등의 결손가정 어린이들이 학업과 간단한 식사 등을 할 수 있도록 지방 아동센터 시설 개·보수 작업에 나섰다. 부산뿐 아니라 호남지역 등으로 범위를 넓혀 5~6곳가량의 아동센터 시설 개·보수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소외계층과의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기 위해 1 대 1로 결연관계를 맺고 편지교류와 멘토-멘티 간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 또 거래소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1만원 이하 끝전을 모은 돈과 별도의 기부금인 ‘해피머니’를 합쳐 매년 1억5000만원가량의 나눔펀드를 조성해 어린이재단에 후원하고 있다. 작년부터 나눔펀드를 통해 전국의 저소득 조손가정 자녀 등 44명에게 매월 15만원의 기초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거래소 본연의 업무와 사회봉사 사업 간 연계작업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자본시장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거래소의 위상과 사회봉사활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금융교육과 사회복지 사업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오스 캄보디아 같은 나라에 가서 봉사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한다면 훌륭한 인성과 금융지식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