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덜탄 알짜 배당株 세가지를 살펴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적은 축(442억원)에 드는 부국철강은 단기 시세차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겐 인기 없는 종목이다. 주가 등락이 작은 데다 성장 잠재력도 크지 않아서다. 이 종목의 23일 종가는 2210원. 지난 3년간 1800~2400원대 좁은 구간에서만 왔다갔다 했다.

하지만 배당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회사는 매년 주당 75원(2013년 기준 배당수익률 3.4%)을 배당해왔다. 배당수익률이 올해도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지금 주식을 사들여 배당기일인 12월 말까지 2개월여만 기다리면 시중 예금금리 두 배 수준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배당권리를 얻은 이후 주가가 낮아지는 배당락은 시세차익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통상 배당 투자자들은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소형 알짜 배당주를 찾아라

배당 시즌을 앞두고 이른바 ‘손이 덜 탄’ 배당주를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도 증권사가 종목 보고서를 내지 않는 소형주까지 범위를 넓히면 저평가된 알짜 배당주들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금성 자산이 많고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이익으로 기업가치를 나눈 기업가치배수(EV/EBITDA)가 낮은 기업들은 좀처럼 주가가 빠지지 않아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립리서치 올라FN과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FN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수익률 3% 이상, 기업가치배수 5 이하인 소형주들은 20여곳으로 집계됐다. 기업가치배수가 5일 경우 5년간 해당 회사 이익을 모으면 그 회사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낮으면 회사 가치에 비해 이익이 많이 난다는 뜻이다.

부국철강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배수는 3.5배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1배일 정도로 자산주다. 현금성 자산도 시가총액의 59.5%에 달할 만큼 넉넉하다. 현금자동지급기 서비스를 하는 한네트도 현금 부자이면서 알짜 배당주로 꼽힌다. 지난해 이 회사의 배당수익률은 4.5%. 이 회사는 현금성 자산이 시총보다 많고 기업가치배수도 1.4배에 불과하다. 컴퓨터 부품 아웃소싱 업체 한국컴퓨터(배당수익률 4%), 기능성 소재를 만드는 한창산업(3.7%) 등도 현금흐름이 좋은 배당주로 분류된다.

◆가스주도 관심 둘만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대성에너지나 예스코 같은 시총 2000억원 안팎의 가스주를 눈여겨볼 만하다. 대성에너지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3.8%였다. 다른 업체들처럼 현금성 자산이 시총의 39.1%에 달하고 기업가치배수도 4.5배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배당을 겨냥한 주식 투자자가 늘어나면 현금흐름이 좋은 소형 배당주들이 시장에서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본다. 강관우 올라FN 대표는 “4~5% 안팎의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형 자산주들이 찾아보면 적지 않다”며 “잘 고르면 채권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