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고2 학생 대입 때부터 서울대 수시 우선선발 폐지"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은 “이르면 2016학년도부터 수시모집 우선선발전형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성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공립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선선발제도로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학생들이 많이 들어와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다”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2016학년도, 그렇지 않으면 2017학년도부터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2016학년도는 현재 고교 2학년, 2017학년도는 고교 1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시기다. 그는 “우선선발제도는 다양한 학생을 뽑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쓸데없는 오해를 사고 있다”며 “입학본부와 합의해 없애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우선선발제도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중 학업 능력, 학업 외 활동, 봉사성·리더십 등 개인적 특성을 평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을 2단계 면접·구술고사 없이 바로 합격시키는 제도다. 그러나 올해 이 제도로 들어온 신입생 102명 중 91명(89.2%)이 특목고·자사고 출신이었고, 일반고 출신은 6명(5.9%)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우선선발제도가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전형으로 편법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각 대학에 수시모집 우선선발전형을 폐지하라는 지침을 내려 대부분 대학이 올해부터 폐지했다.

성 총장은 또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제 출제 오류로 불이익을 당한 학생에게는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출제 오류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면 법적 시효 문제와 별도로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은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출제 오류가 있었다고 판결했다.

국·공립대의 불합격 처분은 행정 처분에 해당돼 불합격에 불복하는 소송은 90일 내 제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간 서울대를 비롯한 국·공립대 지원자들이 출제 오류로 인해 불합격한 것이 확실하다고 하더라도 구제받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성 총장의 이날 발언은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나오고 수험생이 출제 오류 때문에 불합격한 것이 입증된다면 대학 차원에서 구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