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이 24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고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캐나다 FTA의 연내 비준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해 예산안 심사 등 연말 국회 일정에 밀려 비준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당정 협의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정부 측 참석자들에게 FTA 비준 문제와 관련한 미온적인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빨리 처리해야 할 텐데 정부가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오히려 당이 먼저 정부에 촉구하는 게 유감”이라며 “정부가 당에 협조 요청을 해야 하는데 거꾸로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정책위원회 의장은 “귀에 소리가 나는 이명(耳鳴)은 자기 혼자만 알고 남은 모른다. 정부가 이명증이 있는 것 같다”고 “정부가 혼자 주물럭거리다가 이제 와서 경쟁국이 먼저 할 것 같으니 ‘국회가 빨리 해주세요’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한·호주, 한·캐나다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와 있다는 것을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지난주에 처음 알았다. 그것도 국무위원이나 공무원 얘기를 들은 게 아니라 다른 쪽에서 들었다”며 “장관들이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윌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대사와 면담하고 “새정치연합은 기본적으로 한·호주 FTA에 반대하지 않지만 축산 강국인 호주와의 FTA가 우리 축산 농가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