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의 '파생시장 뽀개기' <2> 선물, 종합주가지수 방향을 바꾸는 꼬리
코스피시장은 최근 한 달 동안 깊은 나락에 빠졌다. 지난 글에서 거래소(현물), 선물(주가지수)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을 유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에는 그 중심에 있는 지수 선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선물은 대상물(지수, 종목)의 미래 가치를 놓고 미리 사고(매수) 파는(매도) 거래다. 외국인 투자자가 선물을 매도했다는 것은 시장지수의 미래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투자했다는 뜻이다. 선물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과 하락 방향에 대해 보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서는 보조적 역할보다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선물이란 상품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여러 가지 있다. 우선 선물은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상당히 크다. 적은 금액으로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거래소보다 더욱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째는 집중이다. 종목과 달리 코스피지수를 놓고 매수 매도가 이뤄지기 때문에 영향력이 역시 크다.

세 번째는 연계성이다. 선물 매도와 매수로 인해 시장 프로그램 매매가 움직여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올해 신고가를 찍은 7월30일의 경우 선물 수급의 호조로 프로그램 매수 금액이 직전일 대비 1조원 이상 강하게 유입됐다. 하지만 최근 9월 매도세 이후 프로그램 시장의 흐름은 시장 하락을 막아주지 못하고 있다.

선물이라는 상품은 단순히 이를 사고파는 데 따른 영향 외에도 여기저기에서 시장에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증시를 이해하기 위해 선물시장도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