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산업단지 내 태성정밀에서 신순태 사장(왼쪽 두 번째)과 황승환 기술주치의(첫 번째)가 제품 불량 발생 원인을 찾고 있다. 기업주치의센터 제공
반월산업단지 내 태성정밀에서 신순태 사장(왼쪽 두 번째)과 황승환 기술주치의(첫 번째)가 제품 불량 발생 원인을 찾고 있다. 기업주치의센터 제공
반월산업단지의 태성정밀은 황동을 녹여 수도꼭지를 만드는 업체다. 신순태 태성정밀 사장은 이 분야에 36년간 종사해온 베테랑이다.

하지만 주조과정에서 종종 미세한 금(크랙)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런 크랙은 미관을 해치거나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 사장은 반월시화기업주치의센터 문을 두드렸다. 황승환 기술주치의가 지난 봄 이 회사를 찾았다. 황 주치의는 삼성SDI 품질관리부서 출신이다. 그는 금속전문가인 허장욱 전 다산금속 연구소장과 문제 해결에 나섰다. 매주 화요일 태성정밀로 출근해 6개월 동안 직원들과 머리를 맞댄 결과 해결책을 찾아내 공정을 개선했다. 황 주치의는 “대기업 근무시절 배웠던 기법을 총동원했다”며 “태성정밀의 품질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월 600만원의 품질불량 손해액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기업주치의가 회사 직원들과 함께 밤늦도록 땀 흘리며 대책 마련에 나서 해결책을 찾아줬다”고 고마워했다.

신 사장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기업주치의센터 육성기업 최고경영자 워크숍’에서 발표했다. 구미 광주광역시 창원의 기업주치의센터에 자문한 기업인과 주치의 등 6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경북 구미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대경테크노(사장 곽현근)도 “2년 동안 구미기업주치의센터에서 컨설팅을 받아 생산성 향상과 불량 감소 효과를 봤고 그 결과 매출이 2년 새 39% 늘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기업주치의센터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정책 사업으로 2011년 시작됐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현장맞춤형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산업단지공단이 사업을 주관하고, 이 사업 취지에 공감한 기업은행이 금융주치의를 파견하고 있다. 현재 반월·시화, 구미, 창원, 광주광역시 등 모두 네 곳에 설치돼 있다. 중소기업은 무료로 주치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기업에 대한 일시적인 컨설팅이 아니라 중·장기적 밀착 지원을 통해 강한 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기업주치의들은 71개에 이르는 미니클러스터 과제 발굴과 수행 과정에서 멘토 역할을 수행하면서 클러스터사업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