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전셋값 두 달만에 1억3000만원 급반등…입주충격 벗어나
올여름 아파트 입주가 대거 이뤄지면서 역전세난이 벌어졌던 서울 마곡지구에서 거꾸로 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서구 내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에 비해 1.64% 상승했다. 지난 8월 0.91%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이달 들어서도 전셋값은 첫째주 0.51%, 둘째주 0.42%, 셋째주 0.1% 등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8월 말 이후 서울 마곡지구 내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강서구 전체의 상승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말까지 마곡지구 아파트 전셋값은 줄곧 하락세였다. 대규모 아파트 입주에 따른 ‘공급 폭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마곡지구에선 지난 5월 말 14·15단지가 입주한 데 이어 6월부터 1~7단지가 집들이를 했다. 9개 단지 6730가구의 입주가 한꺼번에 진행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 마곡지구 인근 화곡동에서 강서힐스테이트(2603가구)까지 입주를 시작해 공급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4000만~5000만원씩 낮췄다.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9월부터 전셋값은 다시 상승세다. 마곡동 마곡엠밸리 5단지 전용 84㎡ 전셋값은 8월 말 2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으나 현재 3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8월 말까지 9개 단지의 입주가 끝나면서 공급은 줄어든 반면 전세난에 시달리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싼 강서구로 대거 몰리고 있는 영향이다. 인근 오성공인 김용직 대표는 “전용 84㎡는 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 전용 114㎡만 조금씩 거래되고 있다”며 “전셋값이 가파르게 반등하자 돈을 좀 더 보태 아예 집을 사는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곡지구에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주변 아파트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내발산동 ‘마곡 수명산파크 3단지’ 전용 84㎡는 8월 말 전셋값이 2억3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2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공사 중인 마곡지구 8~13단지 입주가 시작되는 내후년까지 마곡지구 인근 전세가 계속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