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모두투어, YG엔터테인먼트 등 업종 2등주(시가총액 기준)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2등주는 업종 대표주에 비해 시장의 주목을 덜 받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최근 LG생활건강, YG엔터테인먼트, 모두투어 등 ‘만년 2등주’의 주가 오름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인수합병(M&A) 등 공격적 경영으로 외형은 물론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업종 대표주 자리를 놓고 2등주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치고 올라오네…악바리 2등株
○M&A로 외형 불리기

지난 주말인 24일 LG생활건강은 장중 64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1년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날엔 12.55% 급등한 6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저녁 ‘차앤박화장품’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CNP코스메틱스 지분 86%를 542억원에 사들였다고 발표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엘리자베스아덴’ 인수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CNP코스메틱스 인수로 성장세가 가파른 ‘코스메슈티컬(cosmetics+pharmaceutical·화장품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추가해 만든 제품)’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달 자유투어 인수로 저가 패키지 관광시장 진출이 쉬워진 모두투어 주가도 꿈틀대고 있다. 연말 예약률이 증가하는 등 자유투어 인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지난 16일 이후 7거래일 동안 12.86% 뛰는 등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인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의 11월 예약은 작년 동기 대비 32.9%, 12월은 49.8% 늘었다”고 말했다.

○시총 1위 놓고 엎치락뒤치락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3개월 동안 21% 오르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달 초 화장품 브랜드인 ‘문샷’을 선보이고, 중국 화장품 시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게 주목받았다. 기존 엔터주의 대표주자인 SM이 소속 가수와 분쟁으로 주가가 급락한 반사이익에다 사업 다각화로 역전을 굳힐 태세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패션과 화장품 사업은 유망한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현대리바트매일유업은 기존 사업망을 확충하며 업종 1등주를 추격하고 있다. 가구 1위 업체인 한샘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던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6월 현대백화점 그룹으로 편입된 뒤 리모델링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간격을 좁히고 있다. 9월 이후 현대리바트 주가는 34.17% 오른 반면 한샘은 22.3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우유 재고 증가 등으로 1등주 남양유업이 이달 들어 9.42% 하락한 반면 매일유업은 주력인 우유시장에서 선방하고 컵커피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같은 기간 4.24% 하락하며 선방했다.

2등주 실적 개선도 호재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영업이익은 3.2% 증가했다. 모두투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0.55% 늘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올 3분기 현대리바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8% 늘고 YG엔터테인먼트는 24.40%, 매일유업은 6.85%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