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은 내년에 ‘섀도 보팅’ 제도가 폐지되면 감사 선임 등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상장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섀도 보팅 제도 폐지 의견을 물은 결과 62.4%가 ‘큰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발표했다. 35.4%의 기업도 ‘폐지할 필요성은 인정하나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큰 부담이 없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조사 결과 섀도 보팅이 폐지될 경우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67.6%가 ‘감사(감사위원) 선임 실패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꼽았다. 섀도 보팅 폐지로 정족수가 미달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감사 선임 안건을 주총에서 처리할 때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받다 보니 안건 처리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다음으로 14.2%가 ‘정관 변경, 배당 결정 등 주총 결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으며, 11.9%는 ‘주총 참여 권유 업무가 과중해질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업은 섀도 보팅 폐지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74.8%의 기업이 ‘대응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