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광장 환풍구 붕괴사고는 부실시공으로 인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 부실시공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락 사고는 직사각형 형태인 환풍구를 세로로 지탱하고 있는 2개의 부재(받침대) 중 한 개가 사람들의 하중에 의해 내려앉으면서 파괴돼 발생했다" 며 "전체적 감정 결과 용접불량, 앵커볼트 미고정 등 부실시공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환풍구는 세로 부재(3.7m) 2개 위에 가로(6.1m) 부재 1개가 지나는 직사각형 형태로, 덮개가 그 위에 얹히는 구조로 시공됐다. 가장 많은 하중을 받는 지점은 받침대인 부재 3개의 접합부,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제 L자형 테두리받침대(앵커) 연결부 등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재는 일체형 강관이 아닌 짧은 관이 서로 닿는 부위마다 용접된 형태였다.

또 전체 환풍구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둘러싸 덮개를 지탱해야 하는 L자형 테두리받침대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이격이 생겨 제대로 결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테두리받침대 사이를 결합하는 볼트와 너트 결합부 40곳 중 11곳이 대강 용접된 채 마무리됐고, 이 중 2곳은 아예 너트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감정은 시뮬레이션 실험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1차 중간 결과" 라며 "하중실험 결과는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와 함께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된 공연 관계자 5∼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공 관계자들에 대해선 보강 조사를 거쳐 형사입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로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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