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증권과 합병이 예정된 우리투자증권이 3000억원 규모의 초기 자금으로 헤지펀드 운용업에 진출한다. 지난해 정부의 ‘증권사 인수합병(M&A) 촉진방안’에 따른 헤지펀드 운용 1호 증권사가 될 전망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3월 사업 시작을 목표로 연내에 예비 인가를 신청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사모펀드 본부를 만든 뒤 NH농협금융지주의 자본금 등을 합해 3000억원의 투자자금을 조성키로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증권사 간 M&A로 자기자본이 증가할 경우 헤지펀드 운용을 위한 사모펀드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A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본인가를 받으면 우리투자증권이 이 정책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헤지펀드 운용업 진출을 글로벌 대체투자 강화의 촉매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향후 해외 유전펀드, 유틸리티, 부동산 등 투자 자산을 해외로 확대해나가고 해외 자산운용사와의 제휴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해외 대체투자 및 상품투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최근 해외 금융사들을 돌고 있다. 이달 초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워츠먼 회장을 만나 사업 공동 발굴, 유망 투자 상품의 한국 내 판매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글로벌 사업 강화 차원에서 최근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우리코린도증권의 지분율도 60%에서 80%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율이 80%가 되면 우리투자증권의 지급보증을 할 수 있어 우리코린도증권은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