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가계부채, 임계 수준에 가까워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7일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증가의 문제로 소비와 성장 제약, 금융시스템 리스크 등 두 가지를 꼽은 뒤 “금융시스템 리스크는 아직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계부채가 소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소득 증가율 이내로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게 과거의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최근 기준금리를 내린 이유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겠지만 최근 경제상황에 비춰보면 일단 성장 모멘텀을 살리는 쪽의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한은의 독립성 논란에는 “독립성이 의심받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를 1%대까지 추가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각국의 경제여건이 제각각인 만큼 다른 나라 금리와 숫자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저금리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Fed 관계자의 여러 발언을 종합해보면) 금리 인상이 급속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외엔 성장세가 미약할 뿐 아니라 (금리) 정상화를 급속히 진행할 경우 국제금융시장과 개발도상국에 미칠 영향이 워낙 크다는 것을 (미 Fed도) 알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