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명호 동화기업 회장의 특명 "본사 노하우 해외에 심어라"
가구 및 인테리어 자재를 생산하는 동화기업(회장 승명호·사진)의 해외법인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한국 본사에서 인력을 파견해 경험을 전수한 결과다.

동화기업은 중질섬유판(MDF)을 생산·판매하는 베트남 법인의 지난 상반기 매출이 처음 4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2년 베트남 국영기업과 합작설립한 이 회사 영업이익은 상반기 10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220% 급증했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베트남 경제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보이면서 건축자재 판매가 크게 늘어난 1980년대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동화기업 제품은 현지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아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작법인 파트너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동화기업은 인근 국가로 수출을 늘리고 있어 현재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계회사인 동화인터내셔널이 투자한 말레이시아 법인도 정상화되고 있다. MDF를 주력 상품으로 3개 공장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경영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 결과다.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 MDF를 수출하는 뉴질랜드 사업장도 최근 월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안정되고 있다. 동화기업은 이 법인에서 생산한 제품을 최근 뉴질랜드 내수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화기업 해외법인들의 경영실적 개선은 승명호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동화기업 노하우를 현지법인에 전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뚜렷해졌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수년 동안 현지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전략을 펴왔는데 경영 성과가 좋지 않자 승 회장이 본사 인력을 현지에 파견하는 쪽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동화기업의 해외 주재원 수는 약 70명으로 전체 직원의 10%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우수인력을 국내로 초청해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기술력과 경영시스템, 기업문화를 해외사업장에 접목하기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들이 정상화되면서 동화기업 전체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동화기업은 상반기 매출이 281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도 282억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작년 1% 수준에서 10%대로 높아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