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점유율 1위 국내 기업 중 벤처기업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국내 기업 130개 중 벤처기업은 63개로 48.5%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2009~2013년) 1회 이상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187개 중에서도 벤처기업은 93개(49.7%)였다. 한국 벤처의 가능성, 기술 창업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들이야말로 이 시대 영웅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지난 5년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벤처기업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51개에서 2013년에는 63개로 늘어난 것이다. 중국 등의 거센 추격으로 세계 수출시장 1위 상품 수가 하향·보합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그나마 벤처기업들이 저력을 보여줘 다행이다.

비결은 역시 연구개발(R&D)과 글로벌화였다. 최근 5년간 1회 이상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한 93개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4.5%다. 일반 벤처기업, 중소기업 및 대기업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연구인력도 전체 인력의 24%에 달한다. 연구집약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도 36.1%로, 이 또한 일반 벤처기업, 중소기업 및 대기업 평균치보다 높다. 수출 대상국도 평균 31개다. 특히 스탬핑네일아트킷, 개인용 온열기 등은 각각 127개국, 105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품목이다. 이들 벤처가 국내시장에 안주하거나 정부에만 의존했다면 이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스스로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인 벤처기업(벤처천억기업) 수만 454개다. 이들 가운데 19개는 이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우리는 1000억원 벤처기업 중에서 더 많은 세계 1위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팬택의 법정관리에 이어 모뉴엘 사태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매출 1조원에 근접하는 서울반도체, 휴맥스 등에서 여전히 벤처의 희망을 본다. 세계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벤처야말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히든 챔피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