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시범단지 7700가구, 84㎡ 전세는 한 집도 없다
서울·수도권의 전세 품귀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28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과 신도시 등 직장인 수요가 많은 지역의 전세 물량은 단지별로 10가구 미만에 불과하다. 아파트 7748가구가 몰려 있는 경기 성남시 서현동 분당시범단지(한신 우성 한양 현대)의 중소형 전세 물량은 5가구에 그쳤다. 서현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59㎡ 네 가구, 72㎡ 한 가구만이 전세로 나와 있다”며 “4인 가구가 많이 찾는 전용 84㎡ 전세 물건은 제로(0)”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려면 3~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도심도 비슷한 상황이다. 종로구 주상복합아파트 경희궁의아침 1029가구 중 전세 물량은 9가구에 불과했다. 월세는 176가구가 나와 있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낮은 금리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2% 선이어서 전세보증금 3억원을 받아 은행에 넣어 얻을 수 있는 1년 이자수익은 600만원 남짓인 데 비해 월세 수익률은 올 3분기 전국 평균 6.4%에 달한다.

전세 공급이 줄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10년간 79% 올랐다. 경기 용인시(141%) 화성시(122%) 등의 전셋값은 10년간 두 배 넘게 뛰었다.

이현진/김진수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