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제작한 파워팩(엔진+변속기)이 우리 군의 차기 주력전차인 K-2(흑표)에 들어간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32㎞를 내는 데 필요한 시간을 8초 이하에서 9초 이하로 완화했다”며 “국산 파워팩의 K-2 장착을 가로막았던 조건이 사라졌다”고 28일 말했다.

전차의 가속성능이란 3㎞ 전방에서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을 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그간 합참은 K-2 전차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면서 시속 32㎞에 도달하는 기준을 8초 이하로 요구했지만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는 기동시험에서 8.7초가 걸려 군의 작전요구성능(ROC)에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지난 24일 1500마력 디젤엔진 국산 파워팩에 대해 ‘군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국산 파워팩은 8시간 연속가동시험과 100㎞ 연속주행시험에서 기능 및 내구 성능을 입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엔진을, S&T중공업은 변속기를 개발했다.

두 기업은 독일 MTU의 디젤엔진 파워팩을 벤치마킹하고 독일 ZF의 기술제휴 아래 1500마력 디젤엔진 파워팩 시제품을 2011년 내놓았다. 그렇지만 시험평가 과정에서 엔진실린더블록 손상 등 다수의 결함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세 차례나 개발 시한이 연장됐다. 결국 사업 착수 9년여 만에 내구성을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군은 지난 6월부터 독일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100대를 생산한 데 이어 2016년부터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106대를 양산할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독일에 이어 한국이 중형 디젤 파워팩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며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다른 전차나 장갑차, 자주포 등 기동무기체계는 물론 선박·중장비 등에서 이 제품을 장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국산 파워팩은 정비와 부품 공급에서도 수입장비보다 유리하다”며 “향후 규격화 과정을 거쳐 올해 말 최종 개발을 마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