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모바일 지갑 '시럽' 써보니 … 전단지 공해 없이 혜택만 쏙
[ 최유리 기자 ] 번화한 쇼핑가를 지날 때면 쏟아지는 전단지 홍수를 피하기 바쁘다. 어쩌다 전단지를 받아들어도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휴대하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전단지가 품은 할인 혜택을 날려버리는 셈이다.

SK플래닛이 출시한 모바일 커머스 '시럽'은 이런 고민을 해결한 서비스다. 매장을 지나갈 때 할인 쿠폰이 자동으로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담기는 방식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쇼핑몰 아브뉴프랑에서 시럽을 체험해봤다.

사용자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OK 캐쉬백'과 '시럽' 어플리케이셥(앱)을 설치한 후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된다.

앱을 설치하고 쇼핑몰에 접근하면 스마트폰에 쿠폰 목록이 뜬다. SK플래닛과 제휴한 18개 매장 전체의 혜택이 담긴 쿠폰북이다. 위성항법장치(GPS) 기술로 상권에 가상의 울타리인 '지오펜싱'(Geo-fencing)을 만들어 그 안으로 들어오면 정보를 제공하는 원리다. 때문에 해당 매장에 대한 혜택을 하나하나 검색할 필요가 없다.

쿠폰북을 살펴보니 사이드 메뉴를 무료로 주는 음식점 쿠폰이 눈에 띈다. 점심 메뉴를 고민할 필요 없이 해당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한다. 커다란 쇼핑몰 여기저기를 헤매지 않아도 경제적인 쇼핑이 가능하다.

식사를 마치고 신발 가게 앞을 지나가자 스마트폰에 푸시 알림이 뜬다. 일부 품목에 대해 20% 할인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다. 매장 내 설치된 비콘으로 근처를 지나는 이용자 스마트폰에 신호를 보내는 것. 혜택을 놓칠까 우려하거나 매장을 옮길 때마다 쿠폰 목록을 뒤적거리지 않아도 된다.

똑똑해지는 것은 소비자뿐 만이 아니다. 제휴 매장도 시럽을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방문 고객의 성별, 연령대, 구매 성향, 쿠폰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며 "매장 점주는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소비자는 혜택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8만 개 점포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 170만 개 매장과 시럽 서비스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 패션 등 국내 오프라인 소비재 시장은 약 23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진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인수한 미국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사(社) '샵킥'을 통해 미국 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