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백령도 콩돌해안에서 콩돌 유실 현상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8일 인천시 옹진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백령면 남포리 콩돌해안 입구 인근에 가로 12m, 세로 5m 면적에서 콩돌이 대거 유실됐다.

이 일대가 깊이 1m가량 파이면서 콩돌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유실 현상이 일어난 인근의 축대도 아래 부분을 지탱하던 콩돌이 떠내려가며 일부 붕괴됐다.

현장 조사에 나선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보통 여름에는 파도에 의해 콩돌이 많이 떠내려가고 겨울에는 채워지는데 이번에는 특정 지역에서 콩돌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백령도의 콩돌해안은 남포리의 오금포 남쪽을 따라 형성된 길이 800m, 폭 30m의 콩돌로만 이뤄진 해안이다. 천연기념물 392호로 지정돼 있다. 이 해안의 둥근 자갈들은 규암이 부서진 뒤 파도에 의하여 닳아 콩과 같이 작은 모양으로 만들어지면서 콩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콩돌해안에서 유실 현상이 시작된 것은 올해 초로 파악됐다. 백령면사무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계속 지켜보다가 유실 범위가 점차 확대하자 지난 8월 옹진군에 보고했다.

옹진군과 문화재청은 지난 13∼14일 이틀간 현장 조사를 벌였다. 현장 조사에는 문화재 전문위원 등 4명이 참여했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문화재위원 황재하(65) 박사는 "콩돌이 유실된 지역은 밀물 때 해류가 굽이쳐 흐르는 곳"이라며 "해류의 에너지가 강할 때 유실 현상이 발생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시간을 두고 관찰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조석간만의 차나 풍향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해 유실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콩돌해안 인근에 방파제 연장 공사를 하면서 조류가 바뀐 영향으로 콩돌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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