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 11월 증시에선 어떤 주식을 담고 버릴까
"경기민감주(株)보다 내수주와 배당주, 낙폭과대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전문가들의 투자전략은 이 한 마디로 반복 요약된다. 하지만 3분기 실적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11월 증시에 기대하는 투자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 40.8%에 해당하는 기업(45개)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주에도 S-Oil,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신한지주, OCI, LG이노텍, LG전자, SK텔레콤, 삼성전자, 삼성전기, 서울반도체, 삼성SDI, 풍산, 네이버, 기업은행,
LG상사, 메리츠화재 등 금융주, 대우건설, CJ제일제당에 이르기까지 국내 대표주들의 잇단 실적이 발표된다.

국내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 전분기 대비로는 6.3%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NH농협증권은 이날 분석보고서에서 "최근 2주 간 업종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추이를 보면 디스플레이, 내구소비재·의류, 소프트웨어 업종 등에서 상향 조정이 진행됐으며 하드웨어, 에
너지, 화학 업종 등에서는 하향 조정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주 예정된 대외 이벤트 결과 확인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완화될 전망이지만,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여전히 부담이라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직까지 내수주와 배당주 위주 대응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다만 11월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펀더멘털(기초체력) 위험이 낮아지면서 공매도 비중이 단기 고점을 지나 하락 전환했고, 3분기 '실적 쇼크 트라우마' 강도도 약해지고 있어서다.

KDB대우증권 이기욱 퀀트전략팀 연구원은 '11월 포트폴리오 전략'이란 분석보고서에서 이익 서프라이즈(깜짝실적)와 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업종 안에서 매수 전략을 짤 시기라고 권했다.

이 연구원은 "올 1분기와 2분기 실적 발표 전후 기업들의 주가 반응을 살펴보면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들은 실적 발표 전부터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서 실적 발표 이후에도 한 달 이상 상승흐름을 지속했다"며 "3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어 '깜짝 실적'을 기록한 업종이나 이익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업종 위주로 매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 전 예상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들의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 확률이 높았던 과거 사례를 참조할 때 디스플레이, 증권, 통신서비스, 운송, 화장품, 보험 업종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IBK투자증권 서동필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11월 모델 포트폴리오로 필수소비재, 헬스케어의 비중을 확대하고, 정보기술(IT), 자동차·부품, 비중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건설·자재, 철강·비철 관련주 비중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수출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되 부진 업종 가운데 주가 모멘텀(동력)이 탄탄한 중형주 편입으로 수익률을 방어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여기에 수급 측면을 고려해 단기 누적 순매수(외국인과 기관)가 상향 추세를 보이는 종목에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오테크닉스, S&T모티브, 하나투어, 현대상사, 하이트진로, 아이센스, SK하이닉스, 신한지주, SK텔레콤, LG디스플레이, 코웨이, CJ, 호텔신라, 동부화재, 동원F&B 등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동부증권 매크로전략팀은 '밸류 트리거로 접근한 11월 포트폴리오 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이익의 안정성을 확보한 금융주, IT 관련 LG그룹주, 현대차그룹이 포함된 자동차업종을 매매 가능 종목으로 꼽았다.

이 증권사 송동헌 연구원은 "해외에서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과 정부의 정책적 육성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기업 그리고 주가 리스크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된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배당주는 물론 향후 배당정책을 중시하겠다고 발표한 곳도 전략적인 매매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KTB투자증권 정재현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은 종목을 담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폭(컨센서스 예상)이 큰 곳들을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짜야한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ROE 관점에서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영역의 전력가스, 철강, 은행, 증권과, 고 PBR 영역의 디스플레이, 보험, 통신, 음식료, 운송, 인터넷SW, 제약 등이 유망해 보인다"며 "특히 이 가운데 ROE 개선 폭이 큰 업종은 전력가스, 통신, 디스플레이 정도"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전력가스, 통신, 철강, 은행, 증권, 제약 등 모멘텀 우월 업종 순으로 11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책이라는 얘기다.

내년까지 '통신주 랠리'를 예상, 2015년 상반기까지 통신주 비중을 크게 늘릴 것을 권한 곳은 하나대투증권이다.

김흥식 연구원은 "내년 통신산업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30% 성장한 3932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통신주는 단통법 영향, 방송·통신 요금 규제 변화, 글로벌 ICT 육성책 등이 내년에도 핫이슈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