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사포로 문지르고…폭우 테스트… '세계를 바꾼 발명품'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2의 피부.’ 아웃도어 의류의 핵심 소재인 고어텍스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비바람은 막아내고 땀은 배출하는 독특한 기능성으로 ‘세계를 바꾼 발명품’(2007년 영국 인디펜던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랜 연구 끝에 1976년 처음 상용화된 고어텍스 소재는 여러 극한 상황에서 진가를 입증해 보였다. 1978년 고어텍스 재킷을 입은 라인홀트 메스너가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고, 1981년 나사 최초 우주왕복선인 컬럼비아호의 우주비행사 우주복 소재로 고어텍스가 쓰였다. 1990년 국제남극대륙횡단팀과 2005년 세계 최초 남극 사우스 조지아 카약탐험대도 고어텍스의 기능성 의류를 입었다.

고어텍스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수·방풍 기능과 쾌적함을 유지하는 투습 기능을 갖고 있다. 원단에 뚫린 구멍이 물방울 입자보다 2만분의 1로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큰 이중 구조 때문이다. 고어텍스의 기능성은 연구, 디자인,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완성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모든 고어텍스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100여종의 품질 검사를 거친다. 사포로 천을 수일 동안 문질러 내구성을 시험하는 ‘마틴데일 테스트’, 이슬비에서 폭우까지 다양한 우천 조건에서 방수 기능을 검증하는 ‘레인 룸 테스트’, 극단적인 기온에서 옷을 구기고 당기기를 몇 시간씩 반복하는 ‘구겨짐 테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고어텍스는 소비자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을 계속하고 있다. 연간 매출 대비 10%에 달하는 금액을 R&D에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