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신규 상장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부터 상장 이후 주식투자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은 알짜 기업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주식시장에 갓 데뷔한 신규 상장기업부터 상장승인 심사를 마친 기업들의 CEO들을 집중 탐구하는 시리즈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바이오벤처가 꿈을 팔면서 지금은 당연히 적자여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세화 테고사이언스 대표(사진·48)는 테고사이언스를 손에 잡히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그동안 테고사이언스를 바이오벤처라고 소개하면서 주변에서 많은 부정적 눈빛을 받아왔다. 일부 바이오벤처들은 무한한 성장성과 장밋빛 전망을 얘기하면서도 초라한 성적표를 보여줘 왔기 때문이다.
"조용히 말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전 대표를 지난 27일 서울 가산 본사에서 만났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생한 적이 많다면서도 고생한 얘기는 하지 않았고,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테고사이언스 설립"
전세화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유학길에 올라 1995년 미국 위스콘신 의대에서 종양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피부세포치료제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 의대의 하워드 그린 박사 연구실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세포생물학 연구와 배양피부의 제품화 과정에 참여하면서 첨단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기업 설립을 결심했다.
이 결심을 바탕으로 제반 준비를 거쳐 2001년 3월 임직원 3명으로 테고사이언스를 설립했다.
"테고사이언스는 이미 개발된 제품을 가지고 설립과 동시에 식약처의 인허가 과정에 돌입했습니다. 설립 1년9개월 만에 자기유래피부세포치료제 '홀로덤'의 품목 허가를 받았고, 매출은 2003년부터 발생했죠."
홀로덤은 중증 화상 환자의 정상 피부줄기세포를 배양해 제조하는 배양 피부다. 신생아의 피부줄기세포를 원료로 화상 및 당뇨성족부궤양 등의 피부 손상에 적용되는 동종유래피부세포치료제 '칼로덤'도 테고사이언스 설립 이전에 이미 개발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칼로덤은 2005년 3월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홀로덤은 한국 최초,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된 자기유래세포치료제였고 칼로덤은 한국 최초, 세계 세번째 동종유래세포치료제다.
2013년 기준 국내에 허가된 13개 체세포치료제 중에서 테고사이언스의 칼로덤과 홀로덤은 36.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워드 그린 박사의 배양법에 한층 발전된 배양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테고사이언스는 1㎠의 피부조직을 2주간 배양해 1만㎠의 배양피부를 만들 수 있다. 설립 당시 3명에 불과했던 임직원 현재 47명으로 늘어났다. ◆"실적으로 코스닥 상장, 해외진출 가속화"
테고사이언스는 2011년 56억원, 2012년과 2013년 63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도 25%를 기록하고 있어 기술성평가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 시장에 직상장한다.
기술성평가는 실적이 상장 요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이 활용하는 특례상장 방법으로, 대부분 바이오벤처들이 이용하고 있다. 코스닥 직상장 선택은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전 대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더불어 원리원칙에 입각한 경영으로는 잘못됨이 없으리라는 단순 명료한 생각이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최고를 지향하고 항상 정도(正道)를 걷는 것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했기에 우선은 국내 기반을 공고히 해야 했다. 창립 후 14년이 지난 이제는 주식 시장 상장으로 통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추가 성장을 위해 기존 제품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내년부터 다양한 신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전세화 대표의 진심은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앞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테고사이언스의 주당 공모가격은 1만3500원을 확정됐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희망공모가의 상단인 1만2500원을 넘어선 것이다.
전 대표는 "목표한 것이 있으면 그것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며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 분야에서만큼은 다른 도움 없이, 글로벌 세포치료제 선도기업의 위치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테고사이언스는 29일까지 일반공모 청약을 마치고, 다음달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