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10년 걸린 일을 한국은 3년 만에 해냈습니다.”

세네갈에서 농촌지역 수자원 개발을 관할하는 디엔 페이 수리부 장관(사진)은 KOICA의 식수개발사업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3일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의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한국의 ODA(공적원조)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이 사막에서 관정(우물)을 설치하는 사업을 지원했지만, 단계별로 절차가 복잡하고 의사결정이 느려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사업에 착수해도 10년이 지나야 주민들이 혜택받을 수 있었죠. 그런데 KOICA는 사업 초기부터 시공감리 전문가를 한꺼번에 파견하고 우리가 요청하기도 전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 해결해줬습니다. 자국산을 고집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현지 조달이 가능한 자재를 사용해서 시간도 많이 단축했죠.” 속도뿐만이 아니다. 페이 장관은 “물탱크와 펌프, 발전기의 결합 상태도 좋고 수로도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있다”며 “수질 감지기와 정수 설비를 설치해 바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한 것도 한국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세네갈 원조 규모는 벨기에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양질의 사업을 통해 투자 대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페이 장관은 “지원 규모로 보면 한국은 공여국 순위 10위 안에 들기 어렵지만 세네갈 정부가 인정하는 최고의 협력국 중 하나”라며 “이곳 주민들이 다른 나라를 마다하고 ‘비바 코리아(한국 만세)’를 외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페이 장관은 저소득층 거주지에 100개 관정을 추가로 설치하는 사업도 KOICA가 맡아주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다카르=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