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디자인센터 조성
GWDC는 구리시 토평·교문·수택동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172만1000㎡(약 52만평)에 월드디자인센터와 상설 전시장, 업무 단지, 호텔과 쇼핑센터,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 등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그린벨트 개발 사업이다. 사업을 추진 중인 구리시는 건축·인테리어 및 디자인 분야의 2000여개 해외 기업을 유치해 디자인 중심의 국제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이나 리조트 등 대형 고급 건축물에 들어가는 각종 인테리어와 가구 등 내장재를 생산·판매·유통하는 HD(hospitality design)산업은 아시아 시장 규모만 30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리에 아시아 최초의 디자인센터가 들어서면 아시아 HD산업 수요의 60% 이상을 흡수할 것이라는 게 구리시의 설명이다.
구리시는 GWDC가 조성되면 최소 180만명 이상의 전문직종 외국인뿐 아니라 연간 관광객 500만명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일자리 11만개 창출과 연간 7조원의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최근 “GWDC는 경기 동북부권 핵심 사업으로, 여야가 연정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관건
구리시는 2012년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정부에 요청했다. GWDC 사업부지는 상수원 보호를 위해 지정된 개발제한구역이다. 사업이 추진되려면 그린벨트가 해제돼야 한다. 지난해 12월 그린벨트 해제안이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처음 상정됐지만 지금까지 네 차례 심의가 보류됐다. 현재로선 심의 시점조차 불투명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서울시와 인천시 및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심의 상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업부지에서 남측으로 550m 거리에는 서울시민에게 상수원을 공급하는 잠실상수원보호구역이 있다. 서울에 수돗물을 제조해 공급하는 암사취수장과 구의취수장도 각각 반경 1㎞와 4㎞ 안에 있다. 인천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풍납취수장도 사업부지에서 7.8㎞ 떨어져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대규모 복합도시가 건설될 경우 시민들이 마시는 물이 오염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리시는 상수원 오염을 막기 위해 GWDC에서 유출되는 하수를 잠실수중보까지 수중관로(7.3㎞)를 설치해 상수원과 관계없는 하류에 방류하겠다는 방안을 지난 7월 마련했다.
◆54억달러 규모 투자 유치
GWDC의 사업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GWDC 조성에는 총 10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구리시는 부지 조성에 2조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8조원은 외자 유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해외 업체에서 약속받은 투자금은 54억달러(약 5조7000억원)다.
구리시는 지난 14일 미국 인수합병 자문·투자 전문회사인 베인브리지캐피털과 20억달러의 투자협약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닉 치니 베인브리지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GWDC에 대한 자체 검증 결과 가능성이 보였다”고 밝혔다.
27일 열린 GWDC 찬반토론회에서도 사업성이 쟁점이 됐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도쿄나 홍콩의 부유층이 비행기를 타고 구리를 찾아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영순 시장은 “투자 유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 아닌 양해각서 수준이지만 그만큼 외국 기업들이 GWDC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바라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리=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