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전셋값 상승률, 낮아졌다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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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kph21@hankyung.com
![[취재수첩] 전셋값 상승률, 낮아졌다지만 …](https://img.hankyung.com/photo/201410/AA.9230128.1.jpg)
자신을 서울 잠실동 리센츠아파트 세입자라고 소개한 직장인 김모씨(39)는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지난 28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를 보고 공감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은행 집계 결과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은 3.65%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7.15%)의 절반 수준이다. 통계만 놓고 보면 세입자들의 전세금 고민이 줄었어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는 게 김씨와 같은 세입자들 목소리다.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전세 특성상 올해와 작년의 전셋값 상승률이 한꺼번에 누적되기 때문이다.
김씨가 세들어 사는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 실거래 전세 가격을 살펴보면 2년마다 전셋값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체감할 수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입주가 한창이던 2008년 9월 이 집 전셋값은 2억3000만원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이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0년 10월 같은 집의 전세 계약서엔 최고 5억5000만원이 적혔다. 2년 만에 3억2000만원 뛰었다. 상승률은 239%에 달한다. 입주 때 세입자 중 상당수는 2배 넘게 오른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삿짐을 싸야 했다. 다시 2년이 흐른 2012년 10월 이 아파트는 최고 5억6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그런데 저금리 여파로 지난해부터 전세금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이달 같은 집 전세 가격은 최고 6억5700만원으로 치솟았다. 2년간 9700만원, 17.3% 올랐다. 월세가 없는 순수 전세매물은 전체 5500여가구 중 10개가 채 안되는 만큼 전세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통계적으로는 올해 인상률이 작년보다 낮았더라도 2년마다 전세 계약서를 새로 쓰는 세입자는 2년간의 누적 상승률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김씨는 연내에 6년간의 잠실 생활을 마감하기로 하고 이삿짐을 쌀 준비를 하고 있다.
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kph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