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근로자들이 생산라인에서 코란도C를 조립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근로자들이 생산라인에서 코란도C를 조립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009년 무급휴직할 수밖에 없었던 남편이 작년 2월 3년7개월 만에 복직했어요. 다시는 휴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쌍용자동차 직원 부인) “내년은 더 어렵다고 하지만 노사가 힘을 합쳐 돌파할 겁니다.”(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

쌍용자동차는 29일 경기 평택공장에서 노사 화합 및 임직원 가족과의 소통을 위해 가족초청 행사를 열었다. 임직원 가족들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노사 대표 간담회에서 다양한 바람과 걱정을 쏟아냈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은 “미래는 노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가족 여러분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사 함께 평생직장 만들겠다”

쌍용차 가족초청 행사는 2000년 시작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단됐다. 쌍용차는 2009년 2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무급휴직 454명, 희망퇴직 19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였던 쌍용차 노조 집행부는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 77일간 공장을 점거하는 등 극한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일반 조합원들 사이에선 ‘회사를 살려야 다 같이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2009년 9월 조합원 73%의 찬성으로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독자 노조가 됐다. 현재 퇴직자 전원 복직을 주장하며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금속노조에 남은 집행부 150여명뿐이다.

갈등을 해결한 이후 쌍용차 노사는 꾸준히 상생 협력의 길을 찾았다. 맥이 끊겼던 가족초청 행사도 지난해부터 재개했다. 쌍용차가 미래를 걸고 개발한 신차 ‘X100’(프로젝트명)을 내년 1월 중순 출시하기에 앞서 연 행사여서인지 이날 가족들은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한 직원 부인이 “남자의 자존심은 가족을 끝까지 책임지는 거다. 쌍용차는 남편이 믿고 다닐 수 있는 회사인가”라고 묻자 눈물을 훔치는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이 사장은 “쌍용차의 미래는 회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직원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X100의 성공을 위해 노사가 진심을 다하고 있다”며 “이 사장과 노조가 정년 때까지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X100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

쌍용차 임직원 가족들은 이날 신차 X100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한 직원 부인은 “정말 예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X100은 쌍용차 부활을 이끌고 있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C에 이어 4년 만에 내놓은 신차이자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첫 출시하는 기대주다. 1.6L급 준중형 SUV로 내년 1월 가솔린 모델을, 7월께 디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쌍용차는 연간 10만대 판매를 중장기 목표로 잡고 있다. 작년 쌍용차 전체 판매는 14만5649대였다.

쌍용차는 현재 X100 시험용 차량을 코란도C를 생산하는 평택공장 1라인에서 함께 생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1라인은 지난 5일부터 2009년 이후 5년 만에 주야 2교대 근무에 들어갔다.

이 사장은 “이달 초 르노삼성 QM3, 한국GM 트랙스 등 경쟁모델들과 X100 비교시승 행사를 열었는데 만족스러웠다”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성능과 가격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내년 X100에 이어 2016년 대형 SUV ‘Y400’(프로젝트명)을 내놓을 계획이다.

평택=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