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모바일 결제 주도권 잡자"…금융사·IT기업 경쟁 치열
금융사들이 또 다른 경쟁자를 만났다. 다음카카오 등 정보기술(IT)업체다. 이른바 ‘핀테크(fintech)’ 시대가 열리는 것이 계기가 됐다.

국내 핀테크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다음카카오 등 모바일 메신저 업체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카카오페이’가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는 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도 일본에서 송금과 결제 기능을 갖춘 ‘라인페이’ 서비스를 연내 시작한다. 삼성전자도 최근 휴대폰 결제 전문업체 옐로페이와 함께 연내 모바일 송금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금융사들은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의 3700만 이용자를 기반으로 해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12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뱅크월렛카카오에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외환은행 등 전국 15개 은행이 발을 들여놓았다. 나머지 은행들도 자체 모바일금융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IT업체들이 금융업을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큰 게 사실이다. 카카오페이 성장 가능성과는 별개로 수수료 수익도 내년 30억원 안팎에 그치는 등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IT업체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금융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IT업체들이 핀테크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보다 상거래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생생한 ‘빅데이터’ 때문이라는 의미다. 중국 결제 서비스업체인 알리페이의 알리소액대출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 사례다. 알리페이는 수년간의 전자상거래를 통해 확보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보증, 모담보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전용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도 지난 6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1억명에 달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