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은 29일(현지시간) 양적완화(QE)를 종료키로 하고 기준금리는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향후 각종 경제 지표에 근거해 인상 시점과 속도를 결정하겠다"며 금리 인상이 예측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에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달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가 주택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美 연준, 양적완화 종료…"상당기간 초저금리"

Fed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기로 했다. 또 미국 경제의 개선 흐름이 확고하다는 판단에 따라 월 150억 달러 남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하고 다음 달부터 국채 및 모기지(주택담보부) 채권을 더는 사들이지 않기로 했다. Fed는 28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Fed는 이날 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신 "향후 각종 경제 지표에 근거해 인상 시점과 속도를 결정하겠다"며 "지표가 연준이 현재 예상하는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에 더 빨리 접근한다면 금리 인상 또한 현행 예측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 다섯 차례 FOMC 회의에서 줄곧 써온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은 그대로 뒀지만, 금리 인상을 조기에 단행해야 한다는 연준 내 '매파'의 목소리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 미국 증시, 소폭 하락…"금리 인상 빨라질 수 있어"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1.44포인트(0.18%) 하락한 1만6974.3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75포인트(0.14%) 내린 1982.30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5.07포인트(0.33%) 떨어진 4549.23으로 각각 마감했다.

FOMC에서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 국제유가, 상승 마감…금값은 내려

국제유가는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78센트 오른 배럴당 82.20달러에서 마감했다. 미국 원유재고량 증가세가 둔화된 게 가격을 밀어올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지난주 206만 배럴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앞서 3주간 합산 증가량이 2천100만 배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금값은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50달러 하락한 온스당 1224.90달러를 기록했다.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10월에 더욱 늘어…기대·우려 교차

부동산 경기 부양책과 금리 인하로 불을 댕긴 주택담보대출이 10월에도 대규모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가 주택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으로 9월 말보다 8365억원 늘어난 84조629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약 27%)인 국민은행의 10월 주택담보대출은 9월(6232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34% 커졌다. 지난해 말 잔액 79조658억원에 견주면 10개월 만에 5조5638억원(7.0%)이 늘었다.

◆ 기업인들의 고민 "신성장동력이 없다…내년도 내실경영"

기업인들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새로운 먹거리 사업의 부재를 꼽았다. 이들은 또 내년 국내 경제환경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보고 핵심사업 역량강화를 내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IMI)은 17∼23일 국내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1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경영환경에 대해 91.2%가 올해와 비슷하거나(56.8%) 올해보다 악화할 것(34.4%)으로 전망했다고 30일 밝혔다. 경기가 올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점치는 답변은 8.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50.4%의 기업인이 내년 경영방향을 '현상유지'로 설정했다.

◆ 제조업 체감경기 '꽁꽁'…연중 최저 수준

제조업 체감경기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정부의 재정 확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10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2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올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8월(72)의 연중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조사 시점에 세월호 참사 영향이 본격화하지 않은 지난 4월 82였던 BSI는 5월 79, 6월 77, 7월 74, 8월 72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9월에 74로 다소 개선됐으나 이번에 다시 하락했다.

◆ 김무성·문희상,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회의에서 잇따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루 만에 일괄 실시하는 것은 16대 국회였던 200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올해 빡빡한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한 것이다.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활성화를 강조하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개헌 논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는 한편 민주주의 위기, 경제위기로 등으로 나눠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요우커의 힘'…관광수지 28개월만에 흑자 전환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어 관광수지가 28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관광수입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0일 한국은행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중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온 관광수입은 17억6540만달러(약 18조2000억원)로, 작년 동월보다 4억5079만달러(35.0%) 늘었다. 월간 관광수입이 17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수입의 증가에 힘입어 9월 관광수지는 776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관광수지는 2012년 5월에 9670만달러의 흑자를 내고서 내국인의 해외 관광 증가와 엔저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27개월간 적자 행진을 이었다.

◆ 5만원 미만 대출연체 신용평가 불이익 안받는다

다음 달 3일부터 5만원 미만의 대출을 연체해도 신용등급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으로 소액 연체정보의 등록 및 제공 기준을 개선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금액에 관계없이 3개월 이상의 대출 연체정보는 은행연합회에 등록된다. 또 연체금액이 50만원을 넘거나 금액에 관계없이 2건 이상 연체가 발생하면 연체정보가 금융기관이나 신용평가(CB)사에 제공돼 신용평가나 금융거래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소액 연체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5만원 미만 연체정보는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에 이미 등록된 연체정보 중 5만원 미만은 일괄 삭제된다. 삭제 대상 건수는 지난 9월 말 현재 9807건에 이른다.

◆ KDB대우증권 첫 공채 출신 사장 맞는다

KDB대우증권 신임 사장에 처음으로 공채 출신이 내정됐다. 김기범 사장의 중도 사임으로 사장 공석 상태인 대우증권은 30일 오전 10시 이사회를 열고 사장 후보자를 정한다. 앞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장 후보를 이영창(53) 전 부사장, 홍성국(51) 부사장(리서치센터장), 황준호(51) 부사장(상품마케팅총괄) 등 3명으로 압축했다.

이 전 부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사회 결정이 주목된다. 이들 3명은 모두 대우증권 평사원 출신으로 이 회사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들 중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공채 출신 첫 사장이 된다.

◆ 구름 많은 하늘…10도 안팎 큰 일교차 "건강 유의"

30일 오전 현재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서해안과 전남 남해안, 내륙에는 박무나 안개가 끼어 있는 곳이 있다. 출근 시간대 서울, 경기도는 1∼14도의 기온을 보이겠다. 오늘은 동해 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다가 중국 중부지방에서 접근하는 기압골의 영향을 점차 받겠다. 이에 따라 전국이 가끔 구름이 많다가 차차 흐려지겠고, 밤에는 전라남북도 서해안과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오늘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14도로 어제보다 약간 상승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은 19∼22도로 어제와 비슷하겠다. 이처럼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안팎으로 크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산업경제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