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왼쪽)이 지난 8월 대덕특구 연구소기업인 세이프텍리서치를 방문해 선박운항 시뮬레이터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왼쪽)이 지난 8월 대덕특구 연구소기업인 세이프텍리서치를 방문해 선박운항 시뮬레이터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6년 설립한 제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가 지난 19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예비심사 승인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는 코스닥에 등록된 ‘미래에셋2호스팩’과의 합병 및 액면병합 결의 등을 거쳐 내년 2월께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원자력연구원이 한국콜마홀딩스에 기술을 현물출자하고 한국콜마홀딩스의 자본 및 경영과 결합해 공동 설립한 최초의 산업계-연구계 합작회사다. 주로 건강식품과 화장품, 기능성 신소재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해 생산한다. 회사 설립 후 10년 만에 연 매출 1215억원, 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달성했고 미국 일본 캐나다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해 지난해에는 ‘500만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연구소기업 올해 100개 창업

출연硏이 개발한 기술 사업화 박차…'연구소기업' 80개 … 고용·매출  '쑥쑥'
그동안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주요 역할은 민간부문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연구개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국가과학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구개발로 얻은 성과물을 상용화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여러 가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연구소기업’이다.

연구소기업은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 등을 출자해 민간과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을 말한다.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가 주 목적으로 설립 후 3년간 소득·법인세 감면, 취득·등록세 면제, 7년간 재산세 100%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특구는 대전(대덕)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4곳이다. 연구소기업은 이달 현재 대덕연구개발특구 50개를 비롯, 대구연구개발특구 18개, 광주연구개발특구 9개 등 80개 기업이 창업해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별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12개 기업을 출자해 가장 많은 기업을 설립했다. 이어 ETRI의 기술지주회사인 에트리홀딩스(11개), KAIST(5개), 한국생명공학연구원(3개) 순이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연구소기업이 전국에 100여개가 설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기업 성과도 뚜렷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구소 기업 46개의 총 매출은 1643억6200만원이고 639명이 고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 기업이 처음 생긴 2006년엔 기업 수 2개, 고용 10명, 매출 12억원이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측은 2023년까지 전국에 200개 이상의 연구소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100개의 연구소기업이 육성되면 10년 내 총매출 10조원, 고용창출 1만명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도 연구소기업에 관심이 크다. 지역 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어서다. 대구시는 3억원을 들여 연구소기업 지정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시작했다. 대전시는 4억원을 들여 유망기술이 지역기업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촉진 사업’을 펴고 있다. 광주시는 지원시설인 광주이노비즈센터를 내년 6월까지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대학들과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지난 14일 충남대, 한밭대, 대전대 등 대전지역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과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기술창업 활성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대학기술이전 및 사업화 촉진, 네트워크 및 정보교류 활성화 등 4가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학별로 기업가정신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창업아이템 검증 및 온라인 창조경제타운 아이디어의 창업을 지원하는 한편 맞춤형 인력공급 및 기술금융 연계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