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수주 쾌거'라던 사우디 화력발전·석유화학船서 부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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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3분기 2조 영업적자 쇼크
올들어 3조2천억 적자…4분기 흑자전환 주목
올들어 3조2천억 적자…4분기 흑자전환 주목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조선·플랜트 분야에서 막대한 손실충당금을 쌓은 탓이 크다. 특히 플랜트 부문의 충당금 비중이 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사우스, 슈퀘이크 등 대형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무려 7791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회계에 반영했다. 3분기 전체 충당금(1조858억원)의 71.8%를 차지한다. 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산정해 미리 회계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중공업은 업황 부진으로 신규 수주도 지난해보다 줄어 빠른 실적 호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와중에 임금인상 등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회사로선 큰 부담이다. 노조는 31일 잔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사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적자와 수주 감소, 노사 갈등까지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사상 최악의 적자 기록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 5000억원 규모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으면서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추가로 1조858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로 인해 올 1~3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3조2272억원으로 불어났다.
현대중공업 측은 조선 및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조선 부문에서는 반잠수식 시추선과 5만t급 석유화학제품선 등 건조 경험이 부족한 특수선박을 저가로 수주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예상 밖의 비용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공사손실충당금 4642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1459억원의 영업손실이 조선 부문에서 발생했다.
플랜트 분야에서도 사우디의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 등 대형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공사손실충당금 5922억원이 발생했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에 예상 손실을 반영한 이후에도 새로운 부실이 드러나 충당금이 불어났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예측 가능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한 만큼 4분기에는 500억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업황 부진으로 수주액이 감소해 미래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9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수주액은 163억달러로 달성률이 55.3%에 불과하다.
○엎친 데 덮친 격, 노사 갈등
20년 만에 되살아난 노사 갈등도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했으나,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올해 임금인상을 놓고 대립 중이다.
권오갑 사장이 현대중공업 회생을 위한 구원투수로 지난달 16일 취임한 후 대규모 임원 감축 등 고강도 개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인상만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후 파업 카드를 손에 쥔 채 회사 측의 양보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당장 31일 오후 5시부터 잔업(1시간)을 거부하고 집회를 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 하루 1030억원의 매출 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길선 회장과 권 사장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하고 경영 정상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현대중공업은 업황 부진으로 신규 수주도 지난해보다 줄어 빠른 실적 호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와중에 임금인상 등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회사로선 큰 부담이다. 노조는 31일 잔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사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적자와 수주 감소, 노사 갈등까지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사상 최악의 적자 기록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 5000억원 규모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으면서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추가로 1조858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로 인해 올 1~3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3조2272억원으로 불어났다.
현대중공업 측은 조선 및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조선 부문에서는 반잠수식 시추선과 5만t급 석유화학제품선 등 건조 경험이 부족한 특수선박을 저가로 수주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예상 밖의 비용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공사손실충당금 4642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1459억원의 영업손실이 조선 부문에서 발생했다.
플랜트 분야에서도 사우디의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 등 대형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공사손실충당금 5922억원이 발생했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에 예상 손실을 반영한 이후에도 새로운 부실이 드러나 충당금이 불어났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예측 가능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한 만큼 4분기에는 500억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업황 부진으로 수주액이 감소해 미래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9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수주액은 163억달러로 달성률이 55.3%에 불과하다.
○엎친 데 덮친 격, 노사 갈등
20년 만에 되살아난 노사 갈등도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했으나,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올해 임금인상을 놓고 대립 중이다.
권오갑 사장이 현대중공업 회생을 위한 구원투수로 지난달 16일 취임한 후 대규모 임원 감축 등 고강도 개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인상만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후 파업 카드를 손에 쥔 채 회사 측의 양보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당장 31일 오후 5시부터 잔업(1시간)을 거부하고 집회를 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 하루 1030억원의 매출 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길선 회장과 권 사장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하고 경영 정상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